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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피폭량, 기준치 1만분의6" 전문가들 반박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출 삼중수소, 기준치 0.0325%수준" 

월성 원자력발전소가 방사성 물질의 하나인 삼중수소(트리튬)를 기준치 넘게 유출했다는 언론 보도에 이어 여당 의원들이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월성 원전이 있는 경북 경주지역 주민들이 18일 "삼중수소 문제로 선동하지 말라"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월성 원전이 있는 경북 경주지역 주민들이 18일 "삼중수소 문제로 선동하지 말라"며 시위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8일 현장 조사 차원에서 월성 1호기가 있는 경주를 찾았다. 이에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더불어민주당은 월성 원전 수사 물타기와 조직적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번 논란이 시작된 것은 한수원이 지난해 6월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 및 조치계획'이라는 26페이지짜리 보고서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서 월성 3호기 인근 맨홀 고인 물에서 2019년 4월 ℓ당 71만3000 베크렐(Bq)에 이르는 삼중수소 방사능 수치가 측정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중수소는 수소의 방사성동위원소로 자연 상태에는 양성자 1개인 '일반 수소'에 중성자 2개가 붙은 형태다.

원자력협회, 온라인 간담회 열고 반박

 이에 한국원자력학회 원자력이슈 및 소통위원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18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를 주제로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월성1호기가 있는 경북 경주지역 주민들이 18일 "탈원전 정당화를 위한 민주당의 왜곡 조작을 중단하라"는 애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월성1호기가 있는 경북 경주지역 주민들이 18일 "탈원전 정당화를 위한 민주당의 왜곡 조작을 중단하라"는 애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간담회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 울산 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김희령 교수, 서울대 의대 강건욱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의 발표 내용을 쟁점 별로 정리했다.

월성원전 주변 주민들의 삼중수소 피폭량은.

“전문 기관에 의뢰해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월성 주변 주민 495명을 대상으로 소변을 조사한 결과 피폭량은 연간 약 0.6마이크로시버트(µSv)로 법적 허용 기준인 1mSv의 1만분의 6수준이었다. 2018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2차 조사에서 피폭량은 연간 약 0.34µSv로, 법적 허용치 기준 1만분의 3.4였다. 0.6µSv는흉부엑스레이촬영시 피폭되는 50µSv의 83분의 1이다. 정용훈 교수는 “음식으로 인한 피폭과 비교하면 연간 바나나 6개를 먹을 때 피폭량과 같다”고 말했다. Sv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기준 농도의 18배가 되는 삼중수소가 배출됐나.

“월성 원전 3호기 터빈 건물 하부 배수로의 집수정(맨홀)에 머문 상태에서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최대 71만3000베크럴이었다. 베크럴은 1초당 나오는 방사능의 양을 말한다. 하지만 이를 희석한 다음 외부로 방출할 때 농도는 약 13베크럴로 배출 기준인 4만 베크럴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리터당 4만 배크럴은 원전에서 외부로 물을 배출할 때 적용되는 것이고 부지 내부에 고인 물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삼중수소는 섭취해도 소변으로 배출"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삼중수소는 약한 베타입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체외에서는 에너지가 피부를 뚫을 수 없다. 체내에 흡수됐을 때는 전신에 분포하다 소변으로 배출된다. 삼중수소로 유발된 암 보고는 아직 없다. 동물 연구에서는 500마이크로시버트 이상에 노출된 생쥐에서 암이 유발되기도 했다. 월성 원전 인근 주민 피폭량은 연간 0.34~0.6미이크로시버트로 미미한 수준이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새는 것은 아닌가.

“사용후핵연료는 3단계 시설로 관리한다. 3층에서는 저장조, 2층에서는 차수막, 1층 집수정으로 구성돼 있다. 1층 집수정에서 물을 모아서 농도와 양을 측정하고 배수관로를 통해 보낸다. 저장조에도 물이 새지 못하게 엑폭시라이너(막)가 설치돼있다. 이때 최종적으로 삼중수소 농도를 희석해 농도를 떨어뜨린 다음 외부로 배출한다. 배출하는 물의 농도는 별도로 측정한다.”

삼중수소 기준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는.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NRC) 배출 기준은 리터당 4만배크럴이다. 하지만 캐나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7000배크럴, 호주 원자력방사선안전처 기준은 9000배크럴이다. 나라마다 기준이 다른 이유는 기준을 적용하는 물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배출수 기준이고 다른 나라(기관)는 음용수 또는 정수장 원수 기준이다. 또 농도를 산출하는 방사선량 목표도 다르다. 한국과 미국은 연간 허용치인 1mVs를 근거로 한 데 반해 다른 국가는 0.1m Vs 등을 채택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원자력에서만 발생하나.

“삼중수소는 자연에서도 나온다. 우주에서 지구로 유입되는 우주방사선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우주 방사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삼중수소량은 연간 0.06엑사베크럴(EBq)정도이다. 1 EBq은 100경 배크럴에 해당하는 양이다. 인공 삼중수소는 군사용 야광 제품 등에서도 나온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모든 물에는 삼중수소가 존재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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