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리뷰&프리뷰⑧] 최원호, "현실과 이상 달라…변화의 토대 됐길"

중앙일보

입력 2021.01.18 00:03

업데이트 2021.01.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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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한화를 이끈 최원호는 올해 2군 감독으로 돌아간다. [연합뉴스]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한화를 이끈 최원호는 올해 2군 감독으로 돌아간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감독 없이 대행 체제로 114경기를 치렀다. 한화가 창단 이래 최다 연패(14연패) 기록을 경신한 지난해 6월 7일, 한용덕 전 감독이 지휘봉을 놓고 물러났다.

감독의 리뷰&프리뷰 ⑧ 한화·끝
최다 연패서 1군 맡아 악전고투
유망주 발탁해 젊은 팀 꾸릴 발판
2군 감독 돌아가 수베로 감독 보좌

최원호(48) 한화 퓨처스(2군) 감독이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와 감독대행의 중책을 맡았다. 우여곡절 끝에 ‘18’까지 이어진 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무사히 팀을 지휘했다. 최 감독은 KBO리그 역사에서 감독대행으로 한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인물로 남게 됐다.

한화는 최 감독이 1군을 이끄는 동안 의미 있는 소득을 얻었다. 끝내 최하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 기량을 충분히 점검할 기회를 얻었다. 이미 2군 선수단 파악을 끝내고 1군에 온 최 감독은 1, 2군의 전력을 조화롭게 활용하며 개선책을 찾아 나갔다. 그 과정에서 믿고 키울 만한 유망주를 발견했고, 팀의 미래를 엿봤다.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 한화는 지난 시즌 직후 베테랑 선수를 대거 내보내는 등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육성’을 주요 목표로 삼아 ‘젊은 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도 영입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육성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최 감독 역시 다시 2군으로 돌아가 원래 임무였던 ‘육성’에 전념한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마이너리그 유망주를 오래 봐온 수베로 감독과 1군 144경기를 경험한 최원호 감독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보다 한층 단단한 책임감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감독 공석 상태가 길어지면서 지난 시즌 1군 마무리 훈련까지 지휘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프로야구 지도자로서 값진 경험도 쌓았다. 1군에서 보낸 173일 동안 한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꺼번에 체험했다. 최 감독은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걸 많이 알게 됐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느끼기도 했다. 경기를 운영하면서 선수 때는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투수 출신인 최 감독은 운동 역학을 공부해 단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야구와 관련해 과학적, 학문적 측면에도 관심이 많다. 경기 중에도 작은 변수나 확률도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기록했다. 곧바로 머릿속에 입력하고, 최대한 빨리 응용하기 위해서다. ‘근거가 있는’ 팀 운영의 필수 요소다.

최 감독은 “야구 관련해 연구하는 학자들은 공통으로 ‘야구의 승패에서 투수, 그중에서도 선발투수의 영향이 70~80%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선발투수가 대여섯 점을 먼저 내줄 경우, 타선에서 남은 경기를 끌고 가기 쉽지 않다. 결국 경기 중반의 흐름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동시에 상황에 따른 불펜투수 준비와 기용 순서, 타이밍 등을 복잡하게 계산해야 한다. 이런 시간이 내게는 정말 큰 배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지난 1년간 한화의 ‘다양한’ 장단점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런 관점에서 수베로 감독의 한화행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최 감독은 “연령대가 많이 낮아진 팀 분위기 변화에 긍정적 요소가 될 거 같다. 새 코치진의 새 문화와 시스템이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터트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수베로 감독님이 어떤 질문을 던지시든 곧바로 답변할 수 있게 잘 준비할 생각이다. 새 감독님이 오셔서 선수들의 숨은 능력을 잘 끌어낸다면, 당장은 어렵더라도 임기(3년) 내에 한화도 정말 크게 변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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