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고속철도, 갈등 재점화…노선 초안 놓고 해인사, 고령 반발

중앙일보

입력 2021.01.17 13:00

지난 7일 해인사역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남부내륙고속철도 해인사역 배제에 반발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사진 합천군]

지난 7일 해인사역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남부내륙고속철도 해인사역 배제에 반발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사진 합천군]

경남 거제~경북 김천을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187.3㎞) 노선 갈등이 재점화 됐다. 최근 국토부가 철도 노선 및 역사 초안을 발표하고 주민설명회를 여는 과정에서 역사가 배제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국토부, 남부내륙고속철 노선 초안 공개
해인사, 경북 고령 등 역사 빠진 곳 반발

 17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2019년 1월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면서 가시화됐다. 이 철도는 경부선 김천역에서 대구 방면으로 가지 않고 김천~성주~고령~합천~산청~진주~고성~통영~거제 등으로 가는 노선이 검토되고 있다.

 역사의 경우 김천과 진주는 기존 역사를 활용하고, 경북 성주와 경남 합천, 고성, 통영, 거제는 지역별로 논의된 역사 후보지 가운데 최적 안을 선택할 계획이다. 노선은 직선화보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서울∼진주∼거제는 하루 18회, 서울∼진주∼창원(마산)은 하루 7회 운행한다. 여객 전용선으로 고속철도(KTX)를 운행하고 구간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서울∼진주의 소요시간도 현재 3시간 반에서 2시간대로 줄어든다. 서울∼거제는 2시간 30분쯤 걸린다.

 문제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국토부 초안이 나왔지만, 역사가 배제된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합천에 있는 해인사와 해인사 인근 주민들이다. 이번 국토부 초안에서는 역사가 합천읍으로 정해지면서 인근 해인사역(합천군 야로면 일대) 유치를 주장해 온 해인사역추진주민위원회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인사역 유치 추진위원회 총도감 진각스님(해인사 총무국장)은 지난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 합천해인사역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각스님은 이날 “해인사와 가야산은 연간 100만명이 넘는 탐방객과 불교 신자들이 찾고 있다”며 “해인사역이 생긴다면 수도권과 충청, 경북내륙의 국민들이 해인사와 가야산을 찾을 것이고, 그 혜택은 국민들과 합천군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해인사역 선정을 촉구했다. 앞서 해인사역 유치 추진위는 지난 7일 해인사와 인근 주민들이 국토교통부에 대해 공청회를 다시 열 것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벌이기도 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도. 연합뉴스

남부내륙고속철도 노선도. 연합뉴스

 종착역인 경남 거제도 마을간 갈등이 있다. 이번에 거제는 상문동(대안1)과 사등면(대안 2) 두 곳이 정거장 입지로 꼽혔다. 이에 역사 유치에 공을 들인 사등면 주민들이 “2순위로 밀린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사등면 역사 유치 추진위는 “국토부에 주민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역사 위치가 정치적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경북 고령군 주민들도 최근 2년간 쌍림면 일대에 역사 신설을 요구해 왔으나 이번 초안에서 성주군 수륜면에 역사가 생기고 철로가 고령군 덕곡면 백리와 노리, 옥계리를 지나는 것으로 나오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는 성주로 가고 철로가 당초 예상보다 많은 곳이 고령을 지나면서 주민들 생활터전 상당 부분이 상실될 위기에 처했다”며 “국토부가 노선을 철회할 때까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2일까지 이번 초안에 대한 지역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올 상반기 안으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마치고 기본설계 용역 등을 거쳐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완공 시점은 2027년쯤이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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