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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단감염 뇌관된 종교시설…“BTJ 열방센터 756명 확진”

중앙일보

입력

종교시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약한 고리이자 뇌관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른바 '신천지발(發)' 확산세를비롯 교회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일 신규확진자가 닷새째 500명대를 기록하는 등 맹렬한 확산세는 진정되는 듯하지만 집단감염의 불씨는 여전하다. 이미 7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BTJ열방센터발’ 추가 감염이 지속하고 있는 데다 다른 종교시설 등에서도 집단 감염 사례가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 닷새째 500명대지만…“언제든 증가” 경고

14일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용리 봉황산 끝자락에 위치한 BTJ 열방센터 모습. [뉴스1]

14일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용리 봉황산 끝자락에 위치한 BTJ 열방센터 모습. [뉴스1]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국내 발생 환자는 547명이다. 해외유입 확진자 33명을 포함하면 총 580명이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일(1027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부터 닷새째 500명대를 기록 중이다.

급증세는 잦아들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3차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지만 집단감염이 한 군데에서만 발생하더라도 언제든지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하루 확진자 수가 451명까지 줄어들었던 걸 감안하면 환자 수는 소폭 늘어났다.

BTJ 누적 확진자 756명…“1016명 검사 미등록”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연장 조치 및 세부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연장 조치 및 세부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데는 종교시설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있다. BTJ 열방센터 발 집단감염이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16일 기준 BTJ열방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가 765명에 이르지만, 방문자가 검사를 거부하는 등 추가 감염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경북 상주시 화서면에 있는 BTJ 열방센터는 기독교 선교법인 전문인 국제선교단 ‘인터콥’이 운영하는 선교 캠프지 중 하나다. 지난해 10~12월 이곳에서 수차례에 걸쳐 약 3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모임이 열렸다. 확진자 765명 중 이 곳을 직접 방문한 사람은 241명이다. 나머지 515명은 방문자를 통해 전국 9개 시·도에서 추가 감염된 이들이다.

확진자 규모로 보면 신천지(5213명), 서울 동부구치소(1221명), 성북구 사랑제일교회(1173명) 집단감염에 이어 4위 수준이다. 65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8월 광복절 도심 집회는 숫자는 이미 넘어 섰다.

문제는 BTJ 열방센터 방문자가 검사를 피하면서, 추가 감염자가 더 늘어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BTJ 열방센터 관련) 검사 미등록자가 1016명”이라며 “2000명가량의 대상자 중에 아직 그 결과를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이 만큼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콥 내부에 번진 ‘음모론’ 때문에 검사를 기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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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J·진주 기도원→다른 교회 전파 가능성”

대면 예배를 강행해 논란이 된 부산 강서구 세계로 교회에서 7일 오전 신도들이 방역 당국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면 예배를 강행해 논란이 된 부산 강서구 세계로 교회에서 7일 오전 신도들이 방역 당국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종교시설의 집단감염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 기도원에서는 전날 10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며 누적 확진자가 95명까지 늘었다. 서울 서대문구 종교시설(누적 16명)과 경기 용인시 수지구 교회(누적 209명), 경기 오산시 교회(누적 14명) 등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되고 있다.

방대본은 “상주 BTJ 수련회 참가자가 다른 교회의 종교집회에 참석하면서 추가전파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진주 기도원을 통해서도 유사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1090명의 교인이 예배에 참석해 시설 폐쇄된 부산 세계로 교회가 오는 17일 “잔디밭에서라도 예배할 것”이라며 대면 예배 강행을 선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대본은 오는 18일부터 전체 좌석의 10%(비수도권 20%) 수준에서 대면 예배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 “기도원·수련원 등에서는 인원 제한, 숙식 금지, 통성기도 금지 등 방역 수칙이 의무화된다”며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대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9일까지 종교시설 관련 확진자는 총 2823명에 이른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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