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 안돼도 악평 없다…대놓고 홍보하는 中드라마 정체

중앙일보

입력 2021.01.16 06:00

업데이트 2021.01.22 20:50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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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빈곤 결전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두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올해 신년 연설에서 탈빈곤 승리를 선언했다. 약 1억 명의 농촌 빈곤 인구와 빈곤 지역 832곳 모두 절대 빈곤에서 탈출하는 역사적 성취를 이뤘다고 선포했다.

ⓒ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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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왜곡된 탈빈곤"이라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현금 살포를 통해 일시적인 탈빈곤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지난 몇 년간 농가에 가축을 무상 공급하거나 농촌 일자리를 급조하는 등 빈곤층 소득 통계를 조작했다"며 "실질적 빈곤 해결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농촌 지역에 자리 잡은 업체 상당수는 고용 보조금을 받기 위해 인력 채용을 무리하게 늘렸다. 빈곤 인구를 고용하면 직원 한 명당 연 3000위안(약 50만 원)의 보조금을 받기 때문이다.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빈곤 퇴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첫 방영됐다.  

ⓒ더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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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국의 빈곤 완화정책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산하이칭〉이다. (山海情, '산과 바다의 정'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며 산은 닝샤를, 바다는 푸젠을 나타낸다.)

작품의 배경은 중국 닝샤(寧夏)후이족 자치구다. 1990년대 중국 푸젠(福建)성이 닝샤 빈곤 주민들의 고난 극복을 도우며 마을을 발전시키는 내용으로, 농사부터 건축, 무역까지 성장 범위를 넓혀가며 척박한 사막이 도시로 발전되는 내용을 담았다.

ⓒ더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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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닝샤는 중국의 대표적인 소수 민족 주거지이자 빈곤 지역이다. 시 주석은 1997년 푸젠(福建)성 부서기였던 당시 처음 닝샤를 방문했고, 이후 2008년과 2016년, 작년까지 이곳을 찾아 민족 간 단결을 다잡고 빈곤 탈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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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푸젠, 닝샤에 대한 각별한 애정 덕일까. 해당 드라마는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 편성·제작되었다. 중국 미디어 총 권력자이자 엄격한 검열로 악명 높은 중국 국가광전총국(국가라디오영화TV총국)이 기획에 참여했으며 푸젠과 닝샤자치구방송국이 만나 제작·지원에 나섰다.

해당 드라마 제작 소식에 각종 언론 매체는 앞다퉈 홍보에 나서며 기대를 모았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전개, 국산 드라마의 끝장판!

사막 장면을 볼 때마다 목이 말라 온다!
화려한 영상미, 현장감이 느껴지는 드라마

새벽 4시까지 드라마를 보았고, 눈을 뜨자마자 리뷰를 쓴다.
이 무슨 마성의 드라마인가..

ⓒ더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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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캐스팅도 홍보에 한몫했다. 황헌黃軒, 백우白宇, 열의찰熱依扎, 황각黃覺, 도홍陶紅 등 중국 드라마의 “믿고 보는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연기력이 인정된 배우들의 출연에 시청률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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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국 드라마는 한 곳의 플랫폼에서만 송출된다. 중국 인기 드라마 보보경심은 후난위성TV, 진정령은 텐센트 TV에서만 방영됐다.

그러나 〈산하이칭〉은 중국 1선 위성인 '저장위성', '동방위성'은 물론, 베이징위성, 동남위성, 닝샤위성 등 총 5개의 대형 방송국에서 편성되었으며 황금시간대인 저녁 10시에 방영된다.

중국의 3대 동영상 플랫폼 유쿠(优酷), 텐센트 비디오(腾讯视频), 아이치이(爱奇艺)에서도 동시 방영 중이다.

첫 방영 이후 반응은 어땠을까?

"속 빈 강정" 이었다.

중국 드라마의 흥행 기준은 시청률 1%다. 1%를 돌파하면 인기작으로 평가받는다. 해당 드라마는 어땠을까. 드라마가 방영된 방송국 5곳의 전체 시청률을 합산해야 겨우 1%에 다다른다. 대규모 홍보와 황금시간대, 편성국, 캐스팅을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저조한 성적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더빙"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드라마 속 배우들은 푸젠, 닝샤 지역의 사투리로 연기를 이어간다. 그러나 베이징과 저장성에서는 보통화(중국 표준어)가 입혀진 더빙 버전이 방송되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더빙 버전은 너무 어색하며 극의 재미가 반감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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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반의 〈산하이칭〉 토론방을 살펴보니 방언 이슈를 제외하고는 호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더빙 때문에 이 드라마를 안 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무조건 보세요!

벌써 세 번째 돌려보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서 이 시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여러분 1-2화가 재미없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진짜 이야기는 3회부터입니다.

낮은 점수를 주거나 비평하는 리뷰는 찾아볼 수 없다. 시청자들은 해당 지역의 탈빈곤 실현에 박수를 보내며 분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중국의 탈빈곤이 사실 여부를 떠나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기록되는 분위기다.

한편 각종 영화나 드라마 평점을 볼 수 있는 중국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은 아직 해당 드라마에 대한 공식 평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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