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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권고에도 일부 대학 "자가격리자 실기 불허" 여전

중앙일보

입력

대입 정시모집 실기고사 실시를 앞두고 많은 대학이 음성판정을 받은 자가격리자에겐 응시 기회를 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건국대·경희대·한국체대 등에선 유증상시 실기시험을 볼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대학의 정시 실기 응시 허용 기준. 곽상도 의원실에서 취합한 자료에 15일 상황을 반영해 수정했다.

주요 대학의 정시 실기 응시 허용 기준. 곽상도 의원실에서 취합한 자료에 15일 상황을 반영해 수정했다.

16일부터 음악·미술대학 실기를 시작하는 경희대는 며칠 전 응시대상자 중 자가격리자가 발생해 응시 여부를 검토했으나 결국 처음 안내대로 '응시 불가'로 방침을 정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미술의 경우 3시간씩 앉아있어야 하고, 음악은 마스크를 벗어야 해 감염 위험성이 올라가는 상황이다."라면서 "권역별 고사장이 제공된다고 하지만, 평가자 파견은 대학별 몫인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20일부터 사회체육학과·공연예술학과·태권도학과 등 실기고사를 실시하는 한국체육대는 "모든 수험생의 안전, 계측 장비 설치, 관리인력 파견 등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가격리자의 응시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수험생들에게 안내했다.

한국체육대학교는 면접·실기고사에서 자가격리자·확진자의 응시를 불허했다. 화면은 수험생 안내사항 캡쳐.

한국체육대학교는 면접·실기고사에서 자가격리자·확진자의 응시를 불허했다. 화면은 수험생 안내사항 캡쳐.

반면 충남대는 실기고사 시행을 사흘 앞둔 15일 방침을 바꿨다. 충남대 관계자는 "앞서 격리자 응시 불가로 안내한 상황이었으나, 13일 교육부의 공문을 받은 후 다시 검토했고, 더군다나 국립대로서 응해야겠다는 판단하에 응시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대입 관리계획을 발표하며 "대학이 가급적 모든 전형에서 격리자 응시를 지원하도록 권고"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각 대학에 자가격리 학생들의 경우 음성임이 확인되면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서울대·충북대·전남대·부산대 등 많은 대학에선 ▷전형 전날 PCR 진단검사 음성판정 ▷관할 보건소 외출 허가를 조건으로 자가격리자 실기시험 응시를 허용한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위원회 곽상도 의원(국민의힘)은 "대입 실기시험에서 음성판정 자가격리자와 확진자가 응시 기회를 잃는 안타까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학들은 적극적으로 응시 방안을 세워서 수험생과 가족들의 눈에 피눈물이 흐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곽 의원이 15일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상북도 영주에 사는 한 학생이 서울에 숙소를 잡고 미대 실기시험을 준비하던 중 숙소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학생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대학으로부터는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한체대 충남대

한체대 충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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