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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에 문미옥 전 의원…‘실세’ 온다는데 과학계선 부정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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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중앙포토]

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중앙포토]

문미옥(53)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선임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23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중 하나다.

20대 의원, 청와대 과기보좌관 출신 #중기 장관에 ‘창조과학자’ 추천해 구설 #임기 말 ‘친문 알박기’ 인사 지적도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5일 서울 강남스마트워크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15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으로 문미옥 전 의원을 선출했다. 취임 예정일은 19일이며, 임기는 3년(2024년 1월)이다.

문 신임 원장은 20대 민주당 국회의원(비례)과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을 역임했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을 지내다 21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송파구갑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시절 과학기술 현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시절 과학기술 현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과학기술분야의 ‘실세’로 꼽히지만, 문 전 의원의 원장 선임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문 원장은 청와대 보좌관 시절 ‘창조과학’을 신봉했던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를 초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과학계는 창조과학을 실증적인 연구·증명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과학인 것처럼 주장하는 유사과학으로 분류한다.

또 황우석 논문 조작에 연루된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추천하고, 제1차관으로 근무했던 2018년 11월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 대해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고발한 사건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지난해 8월 신 총장 의혹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 같은 논란으로 지난해 11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문 원장을 포함한 세 사람을 STEPI 원장 후보자로 압축하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연구노조)은 당시 문 후보자에게 “스스로 물러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문 신임 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혁신 차원을 넘어, 혁신의 성과가 사회·경제적으로 확대되도록 연구원의 연구 지평을 넓히겠다”고 선임 포부를 밝혔다.

연구노조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그 부분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문 원장을 미리 정해놓고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지적에는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경쟁해서 선임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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