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설 사면은 없다? 대법 판결전, 주목받는 최재성 멘트

중앙일보

입력 2021.01.15 05:00

판결에 대한 소감 뿐 사면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
청와대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ㆍ벌금 180억원ㆍ추징금 35억원을 선고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정신이 구현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10월 25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4일 대법원에서 최종심을 선고받았다. 총 수감기간은 22년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10월 25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4일 대법원에서 최종심을 선고받았다. 총 수감기간은 22년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의 촛불혁명, 국회의 탄핵에 이어 법원의 사법적 판단으로 국정농단 사건이 마무리 됐다.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의 대법원 선고 때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확정된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 대한 판결과, 옛 새누리당 공천개입으로 받은 징역 2년을 더해 총 22년을 복역하게 된다. 출소일은 87세가 되는 2039년 3월이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두 전직 대통령은 사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사면 문제에 대해 청와대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사면과 관련된 언급 자체를 피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에 대한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며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쏘아올린 사면 논란의 답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내놓는 수순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고, 문 대통령은 어느쪽 방향이든 직접 답변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지 않겠느냐”며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준비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어떤 방향의 결단을 내릴지에 대해선 청와대 내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한 인사는 “대법원 판결 바로 전날인 최재성 정무수석이 방송에 직접 출연해 사면의 전제조건으로 ‘국민의 눈높이’를 굳이 밝힌 것은 사면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를 에둘러 소개한 것 아니겠느냐”라며 “내부에선 ‘사면 시기상조론’을 공식화한 것으로 이해하는 기류가 많다”고 전했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핵심 지지층의 반감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반면 또다른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 이미 오랫동안 복역하고 있다”며 “임기 내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끌고 가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면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여권엔 두 전직 대통령 중 한 사람만 사면하는 소위 '분리 사면론'도 있고, "사면은 시기의 문제일 뿐 문 대통령 임기 안에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사면 불가피론'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최종심이 열린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강창일 주일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최종심이 열린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강창일 주일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었다. 연합뉴스

어쨋거나 사면과 관련한 정치적 부담은 문 대통령이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사면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에서 결정을 미룬다고 논란이 사라질 상황을 지나버렸다”며 “만약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통령의 결단을 직접 밝히는 극적 상황을 염두에 뒀다면 그나마 통합의 메시지를 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임기 내내 사면 이슈에 끌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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