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한국계 최측근 “성평등, 모든 정책 필수요건으로”

중앙일보

입력 2021.01.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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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델핀 오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이 1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개량 한복 차림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계로 프랑스 하원의원을 지냈다. 김상선 기자

델핀 오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이 1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개량 한복 차림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계로 프랑스 하원의원을 지냈다. 김상선 기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신뢰하는 최측근 중에 ‘오씨 남매’가 있다. 한국계 프랑스인인 델핀 오(36)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과 세드리크 오(39) 디지털부 장관이다. 오영석 전 카이스트 초빙교수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델핀 오 유엔 세대평등포럼 총장
‘한국 이미지상’ 수상 위해 방한
“팬데믹으로 남녀평등 퇴보해”
‘페미니스트 외교’ 전파에 앞장

2017년 파리 제16선거구에서 하원의원에 당선해 2년 간 재임했다. 현재는 마크롱의 정책 기조의 하나인 성 평등 및 세대 간 평등을 위해 활약하고 있다. 오는 6월 파리에서 열리는 여성인권 국제정상회의를 책임지고 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이 매년 한국을 해외에 알린 인물에게 주는 ‘한국 이미지 징검다리 상’을 받기 위해 방한한 그를 14일 만났다.

『제2의 성(性)』을 쓴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의 나라인 프랑스에도 성 평등이 아직 미완성 과제인가. 한국에선 남성 역차별 주장까지 나오는데.
“안타깝지만 한국뿐 아니라 서구 전체에서 그런 주장이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원의원 시절 사람들은 항상 (남성인) 보좌관을 의원으로 알고 먼저 말을 걸었다. 젊은 여성인 내가 의원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 평등은 남성을 적으로 돌리려는 게 아니라 세상의 훌륭한 남성과 함께 침묵의 성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행동하자는 것이다.”
팬데믹이 성 평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남녀평등은 팬데믹 상황에서 퇴보했다.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이 받는 급여가 적어 결국 육아를 위해 경력을 단절하는 건 여성이 됐다. 일을 그만두지 않더라도 팬데믹에서 육아와 일을 함께 해야 하는 부담은 여성에게 가중됐고 가정 폭력도 심화했다. 남녀평등의 퇴보를 두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림자 팬데믹’이란 말도 쓴다.”
마크롱 정부가 ‘페미니스트 외교’를 주장하는데, 생소하다.
“2014년 스웨덴에서 먼저 주창했고 그 뒤 캐나다·프랑스·멕시코에서 도입한 개념이다. 성 평등 중시를 특정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부문의 정책 수립과 실행에서 필수 요건으로 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페미니스트 외교를 위해 한국 외교부와 어떻게 협의하고 어떤 행사를 통해 성 평등 의식을 고취할지 로드맵을 제출해야 한다.”
하원의원을 단임으로 끝냈는데.
“정계에서 특권을 너무 오래 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게 부모님의 가르침이었고 이를 위해 단임을 택했다.”
오빠인 세드리크 장관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델핀이 항상 공부를 더 잘해서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면 긴장하곤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부모님은 아들과 딸을 전혀 차별하지 않았고 항상 성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특히 전쟁을 겪은 친가와 외가 할머니의 강인함을 배우며 자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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