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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끝까지 가린 정인이 양부모, 살인죄 추가에 미동도 안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인양의 양부모들은 재판 내내 고개를 들지 않았다. 불구속 상태인 양부 안모씨는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 30분보다 약 30분가량 앞선 10시 전에 법정에 들어가 있었다.

입양 뒤 양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첫 공판이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정인이 양부모에게 살인죄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1.01.13

입양 뒤 양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첫 공판이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정인이 양부모에게 살인죄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1.01.13

변호인 신변 보호조치 요청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어제 피고인 변호인의 신변 보호조치 요청이 있었다. 이에 대해 법원에서는 피고인이 법원 내로 들어오면 오전 10시부터 신변 보호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었다"면서 "10시 전에 법원에 출입할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갈색 자켓 차림의 안씨는 재판 시작 전 고개를 반쯤 떨군 채 초점 없는 눈으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씨 옆엔 변호사 두 명이 함께 앉았다. 오전 10시 35분쯤 재판장이 법정에 들어온 뒤 재판이 시작됐다.

곧이어 양모 장모씨가 수의 차림으로 안씨 옆에 착석했다. 안씨와 마찬가지로 양모 장씨 또한 재판 내내 고개를 숙였다. 긴 머리로 눈을 가린 채 앞에 있는 책상만 바라보는 것으로 보였다.

16개월 정인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종료된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 차량이 나오자 차량을 두들기고 눈을 던지며 분노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입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2021.1.13 김성룡 기자

16개월 정인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종료된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 차량이 나오자 차량을 두들기고 눈을 던지며 분노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입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2021.1.13 김성룡 기자

검찰은 이날 장씨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장씨의 공소장에 적힌 혐의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이었다. 검찰은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삼고 기존의 아동학대 치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리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기소 이후 법의학자 등의 검토를 거쳐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정했다"며 "사인을 감정한 부검의와 법의학 교수의 의견 등 자료를 추가로 제출한다"고 밝혔다.

살인죄 적용에도 미동없던 양부모
검사가 위와 같이 공소장 변경에 관해 이야기 하는 동안에도 양부 안씨와 양모 장씨는 미동도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장씨의 변호인은 "고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살인과 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 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나와 차량에 탑승하자 시민들이 분노를 쏟고 있다. 2021.1.13 김성룡 기자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 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나와 차량에 탑승하자 시민들이 분노를 쏟고 있다. 2021.1.13 김성룡 기자

이날 재판이 끝나자 마자 방청석에서는 이들을 향한 고성이 나왔다. 한 방청객은 양부모들을 향해 "악마 같은 XX"라고 외치고 법정을 나갔다. 법정 밖에선 재판에 들어가지 못한 수십명의 시민들이 양부 장씨의 퇴정을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법정 경위들과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경찰들이 왜 정인이는 보호하지 못하고 양부의 안전을 보호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주변 시민들의 격앙된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십 명의 경찰과 법정 경위들이 법정 밖 길을 만들어 양부 안씨는 간신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여성국·이가람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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