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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범계 출자한 부동산 로펌, 6년간 매출 328배 급등

중앙일보

입력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출자한 법무법인 명경의 연 매출이 지난 6년 사이 300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박 후보자에게 받은 인사청문 자료(재산내역)를 분석한 결과, 명경의 연 매출 신고액은 2014년 1000만원에서 2020년 32억 8313만원으로 328배가 됐다. 명경은 2012년 박 후보자가 1000만원을 출자해 공동 설립한 로펌으로 부동산 관련 법률지원 업무를 주로 한다.

조 의원에 따르면 명경은 2012~2014년 매년 1000만 원의 연 매출을 신고했다. 박 후보자는 2014년 지분을 처분했다가 2016년 다시 취득(1000만원)했는데, 이때부터 연 매출이 급증했다. 신고액을 보면 2016·2017년 10억 7564만원, 2018년 11억 8950만원, 2019년 13억 2000만원이었다. 지난해는 32억 8313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9억 6313만원이 늘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월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월 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의원은 “명경이 급성장한 시기는 박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 활동(2016년 6월~2017년 9월)을 한 시기, 문재인 정부 출범(2017년 5월) 등과 맞물린다”며 “박 후보자의 보이지 않는 손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명경이 운영하는 상가관련 법률 전문사이트 상가변호사닷컴은 최근까지 홈페이지에서 박 후보자를 '대표변호사(휴직중)'로 소개해 왔다. 박 후보자는 지금도 동일한 출자 자금을 보유 중인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현직 여당 법사위 위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로펌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명경 네이버 블로그 캡처

법무법인 명경 네이버 블로그 캡처

조 의원은 박 후보자가 신고한 명경의 연 매출액이 다른 자료들에 기재된 액수와 다르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기업·채용정보 사이트 ‘사람인’에 올라온 보고서엔 명경이 2014년 12억 121만원, 2016년 17억 1703만원의 매출이 기재돼 있다. 이는 박 후보자가 동일 연도에 신고한 내역(2014년 1000만원, 2016년 10억 7564만원)과 차이가 있다. 조 의원은 “세무기관에 제대로 매출 신고를 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조 의원이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박 후보자와 가까운 인사는 “개인 로펌이 아닐뿐더러 현재 변호활동 중이지도 않다”며 “로펌 지분을 가진 것 역시 현행법상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법사위는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25일 열기로 했다.

현일훈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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