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첫 재판, 살인 고의성 쟁점…방청 경쟁률 16대 1

중앙일보

입력 2021.01.13 01:43

업데이트 2021.01.13 13:02

11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두고 간 선물과 메시지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두고 간 선물과 메시지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생후 16개월 정인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가 법정에 선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3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모 A씨의 첫 공판을 연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의 재판도 함께 열린다.

검찰은 정인양 사망 원인의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살인죄 적용에 관한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다. 정인양을 숨지게 한 A씨의 학대 행위에 살인의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지난달 재판에 넘겨진 A씨의 공소장에는 아동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가 기재됐지만, 살인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13일 열리는 양모 A씨의 첫 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건 수사팀과 지휘부는 이날 재감정 결과를 토대로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A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결정했다.

생후 16개월된 정인이에게 장기간 학대를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20년 1월 장모·안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13일 양천구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이는 사망 당일 췌장 절단, 복강 내 출혈 등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 마련된 정인이를 위한 추모 공간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생후 16개월된 정인이에게 장기간 학대를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20년 1월 장모·안모 부부에게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13일 양천구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정인이는 사망 당일 췌장 절단, 복강 내 출혈 등 심각한 복부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 마련된 정인이를 위한 추모 공간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앞서 정인양 부검 재감정을 의뢰받은 법의학자들은 ‘피고인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서울남부지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인양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서 의자에 부딪혀 사망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인양에게서 췌장 등 장기의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춰 A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재감정을 의뢰했다.

부검의들이 살인의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의견을 내놓은 만큼 검찰 역시 A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A씨의 형량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이 10∼16년이다.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 이상의 중형도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기본 4∼7년, 가중 6∼10년으로 상대적으로 양형 기준이 낮다.

다만 살인죄가 적용되면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망 당시의 정확한 상황이 밝혀지지 않아 간접증거들로 다퉈야 하는 상황”이라며 “‘살인 의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면 오히려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10월 15차례에 걸쳐 정인양을 집이나 자동차 안에 홀로 방치하거나 유모차가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도록 힘껏 밀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있다.

A씨 측은 학대와 방임 등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 정인이 사건 재판 방청권 추첨에는 총 813명이 응모했다. 당첨 인원은 51명으로, 경쟁률은 15.9대1에 달했다. 법원은 재판에 쏠린 사회적 관심을 고려해 중계 법정 2곳을 마련했다. 당첨자들은 본 법정(11석)과 중계 법정(각 20석)에 나뉘어 재판을 방청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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