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처 보듬는 붓터치, 올해 미술계 화두는 치유

중앙일보

입력 2021.01.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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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 아이 웨이웨이, 박수근 등 거장들의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2019년 홍콩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에서 열린 부르주아 전시. 이은주 기자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 아이 웨이웨이, 박수근 등 거장들의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2019년 홍콩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에서 열린 부르주아 전시. 이은주 기자

팬데믹의 시기, 예술은 인류에게 어떤 의미이고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국내외 미술계에 던져준 화두다. 대형 미술관과 주요 갤러리들은 이런 고민을 담아 올해 전시를 준비했다. 주목할 만한 전시를 소개한다.

2021년 주목할 만한 미술 전시회
현대미술관 ‘재난과 치유’ 기획전
부산·대구서도 잇단 해외 교류전

부르주아·웨이웨이·박수근 등
국내외 거장 개인·회고전도 풍성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 재난과 치유’를 주제로 5~8월 특별기획전을 연다. 무진형제, 써니 킴, 이배, 노은님, 타츠오 미야지마 등 국내외 40여 작가가 참여한다. 아트선재센터는 5월 기획전 ‘겹쳐진 표면의 틈(가제)’을 통해 코로나 시대가 우리에게 남긴 것을 성찰하고, 부산시립미술관은 4월 말부터 기획전 ‘이토록 아름다운’(가제)을 약 4개월간 연다. 포스트(또는 위드) 코로나 시대 동시대인에게 위로, 치유가 될 작품들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대구미술관은 프랑스 매그재단과 ‘코로나19로 상처받은 인간의 삶을 위로한다’는 주제의 해외 교류전을 10월부터 연다.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 아이 웨이웨이, 박수근 등 거장들의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박수근의 1960년 작 ‘할아버지와 손자’. [사진 국제갤러리]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 아이 웨이웨이, 박수근 등 거장들의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박수근의 1960년 작 ‘할아버지와 손자’. [사진 국제갤러리]

지난해 9월에서 올해 2월 26일~5월 9일로 연기된 광주비엔날레는 막바지 준비에,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9월 8일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2월 막을 여는 해외 거장 전시로는 미국의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개인전이 있다. 국내 첫 회고전으로, 국제갤러리는 메이플소프전을 서울점과 부산점에서 동시 개최한다. 메이플소프는 강렬하고도 파격적인 흑인 남성 누드사진과 도발적인 정물 사진 등으로 유명하다. 포르노그래피(pornography)와 예술(art) 의 경계를 오가는 작품 활동을 했다.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 아이 웨이웨이, 박수근 등 거장들의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정상화의 1986년 작 ‘무제’. [사진 국제갤러리]

올해는 루이스 부르주아, 아이 웨이웨이, 박수근 등 거장들의 전시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정상화의 1986년 작 ‘무제’. [사진 국제갤러리]

10월 국제갤러리에선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 개인전도 열린다. 부르주아는 프랑스 태생 미국작가로 국내에선 대형 거미 조각 작품 ‘마망(Maman)’으로 유명하다. 작고 10년이 흘렀지만 현대 미술의 대모라 불리는 그의 위상은 더 높아지고 있다. 드로잉, 설치, 손바느질 등 평생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해온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선 중국 출신 설치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인 아이 웨이웨이(63)의 대규모 전시가 10월에 개막한다. 웨이웨이는 감시와 검열 등 민주주의 문제, 난민의 인권과 연대 등 동시대 문제의식이 담긴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 이번 전시에선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폐쇄된 중국 우한 상황을 담은 영화 ‘코로네이션(Coronation)’과 VR기술을 활용한 영화 ‘옴니(Omni)’(2019) 등을 선보인다.

오는 10월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사진전을 여는 박찬욱 영화감독의 작품. [사진 국제갤러리]

오는 10월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사진전을 여는 박찬욱 영화감독의 작품. [사진 국제갤러리]

이밖에 아트선재센터는 3월 대만 반체제 작가 천제런 개인전을, 7월엔 제주 태생의 덴마크 작가 제인 진 카이젠 전시를 연다. 국제갤러리에서 10월에 열리는 영국 현대미술가 줄리언 오피(62) 전시도 주목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준비한 박수근, 정상화, 최욱경, 황재형 등 한국 거장 작가 전시도 있다. 5월 서울관에서 한국 추상미술 1세대 작가 정상화(88) 개인전이 열린다. 한국 단색조 회화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정상화는 해외보다 국내에서 조명을 덜 받은 작가. 1969년 이후 9년간의 일본 고베시기, 1977년부터 1992년 까지의 프랑스 파리시기, 그리고 이후 국내 활동을 추적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초기 앵포르멜에서 단색조 작업으로 옮겨 간 맥락을 보여준다.

덕수궁관에선 11월에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 회고전을 연다. 1950~60년대 박수근 예술이 형성되는 과정을 조명하는 전시로, ‘서민화가’ 박수근 신화의 바탕을 탐구해 볼 기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탄광 광부로 일하며 노동자의 삶을 그린 리얼리즘 작가 황재형(4~8월,서울관) 개인전과 추상화가 최욱경(9~11월,과천관) 회고전도 연다.

국제갤러리는 9~10월 단색화 거장 박서보(89) 개인전을, 갤러리현대는 4월 실험미술 거장 이강소(4월 9일~5월 23일) 전에 이어 9월 신체 드로잉 대가 이건용(9월 3일~10월 24일) 개인전을 기획했다.

한국 여성작가 작품전도 풍성하다. 학고재갤러리는 2월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81) 개인전을 연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은 전위적 설치미술가 이불 개인전(2월 2일~4월 18일), 일민미술관은 10~12월 전관에서 윤석남(회화,조각,설치), 홍승혜(회화,영상,설치), 이은새(회화) 3인전을 연다. 일민미술관 전시는 각각 81세, 61세, 33세인 여성 작가들이 개인과 사회를 대변해온 방식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미술관리움은 설치미술가 강서경 개인전을 기획했다고 한다. 2017년 홍라희 관장 사퇴 이후 상설전만 연 리움은 이서현 리움운영위원장(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체제 아래 재개관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3월 재개관할 것으로 보인다.  강서경은 2019년 이불 작가와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받아 ‘땅 모래 지류’ 연작 등을 선보였다.

10월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리는 박찬욱 영화감독(57) 개인전도 주목된다. 국제갤러리의 새로운 전속작가가 된 박 감독의 사진 작업을 독자적으로 소개하는 첫 전시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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