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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토비’, 가상인간 ‘래아’…CES 깜짝스타로 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집안을 잔뜩 어지럽혀 놓고선 청소로봇을 부려먹는(?) ‘진짜’ 반려견과 신제품을 소개하는 ‘진짜 같은’ 인공지능(AI) 가상인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1’의 개막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이들이다. 이날 행사에서 주요한 신제품·신기술과 혁신 슬로건을 소개한 사람은 각각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과 김진홍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었지만, 이들만큼 주목 받은 건 강아지 ‘토비’와 가상인간 ‘김래아’였다.

강아지 ‘토비’, AI 로봇청소기 주목도 높여

토비는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 ‘제트봇AI’를 소개하는 화면에 등장했다. 승 소장은 프레젠테이션 중 주머니에서 갤럭시Z플립을 꺼내 사람 없는 집안을 정신없이 어지럽히는 반려견 토비의 모습을 바라본다. 토비는 고양이를 쫓아다니며 과자와 시리얼을 쏟고, 인형을 물어뜯어 집안을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만든다. 승 소장은 “이런, 또 말썽을 피우고 있군”이라며 미소 짓는다.

이때 제트봇AI가 거실 바닥이 더러워진 사실을 스스로 알아채고, 작동을 시작한다. 아무리 작은 물체라도 정확히 감지하고 빈틈을 오가며 쓰레기를 치운다. 기존의 로봇청소기가 청소 도중 전선 케이블에 감겨 움직이지 못하거나 식탁 다리 사이를 오가지 못하는 수준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됐다.

삼성전자는 제트봇AI에 딥러닝 기반의 사물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라이다(LiDAR) 센서와 3차원(D) 센서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딥러닝을 통해 1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미리 학습해 집안의 주요 장애물과 가전제품, 가구를 구별하고 미리 피한다. 양말이나 수건, 전선, 반려동물 배설물도 알아서 피해간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제트봇AI. 라이다 센서와 3D 센서가 탑재돼 기존 로봇청소기와 달리 사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회피하며 청소를 완료한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제트봇AI. 라이다 센서와 3D 센서가 탑재돼 기존 로봇청소기와 달리 사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회피하며 청소를 완료한다. [사진 삼성전자]

가상인간 김래아는 ‘살균봇’ 척척 소개

LG전자의 미디어 행사에서는 단발머리에 분홍색 후드티를 입은 20대 여성이 등장했다. 그는 “안녕, 나는 작곡가이자 DJ인 김래아(Reah Keem)”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서 곧바로 “가장 쿨한 LG의 기술을 보여주겠다”며 3분여 동안 유창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이어갔다.

김래아는 진짜 사람이 아닌 가상인간으로, LG전자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외형을 만들고 AI로 목소리를 입힌 일종의 캐릭터다. 서울에 사는 23살 여성으로, 3000명이 넘는 소셜미디어(SNS)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설정됐다.

그가 소개한 상품은 살균로봇(LG 클로이 살균봇), 노트북(LG 그램), 모니터(LG 울트라 파인 올레드 프로) 등이다. “살균봇은 집안이나 호텔, 학교, 병원 등 곳곳을 자율주행하며 자외선(UV) C 램프를 이용해 세균을 제거한다”거나 “LG 그램은 세계기네스협회로부터 ‘세계 최경량(1190g) 16형 노트북’으로 인증받았다”고 자랑하는 식이다. 올레드 프로 모니터에 대해선 “디지털영화협회의 표준색 영역을 99% 충족하고, 10억 개의 색상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만든 가상인간 김래아. 23세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이며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만든 가상인간 김래아. 23세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이며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사진 LG전자]

반려동물이나 새로운 가상인간이 등장하는 영상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을 부드럽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CES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콘퍼런스 영상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온라인 행사로는 (오프라인에 비해) 현장감과 몰입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아예 TV 광고처럼 귀여운 동물이나 이색 인물(가상인간)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마케팅 효과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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