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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농산물 유통단계 확 줄인 ‘온라인 경매’ 실적 전년 대비 32배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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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농산물 ‘온라인 경매’가 농민은 제값 받고,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농산물 거래의 윈윈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산물의 유통단계를 줄이고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온라인 경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aT는 앞서 지난 2019년 온라인 경매를 도입해 9개 품목에 대해 시범 운영했다. 기존 도매시장 집하·재분산 시스템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aT 온라인 경매’ 윈윈 해법 부상 #산지 영상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 #판매사에 1.05%의 저렴한 수수료 #소비자는 구매비 줄어 만족도 높아

산지-도매단계-소매단계의 복잡한 유통과정에서 과다한 물류비용이 발생하고, 농산물 신선도가 하락했다. aT는 농산물 품질이 표준화되고 있고, 통신·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유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산지-소비자 이어주는 aT 온라인경매
aT는 지난해 양파·깐마늘·무·배추·감귤·수박 등 6개 품목을 선정, 품목별로 매일 또는 주 1회 상시 온라인 경매를 시행했다. 시범 운영을 통해 시장 경쟁력과 적합성이 검증된 품목이다.

또한 지자체와의 협력에도 나섰다. 2월에 제주도청과 감귤 사이버거래 대행협약을 체결하고 판로에 어려움을 겪던 제주감귤의 온라인 경매를 통한 마케팅·프로모션·공동구매를 진행했다. 이어 5월에는 경상북도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등 4개 기관과 경상북도 농식품의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협약을 체결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지역 농산물의 판로 개척과 거래 활성화에 앞장섰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해 온라인 경매 실적은 2019년 시범사업(4억8168만원) 대비 32배 증가한 155억5943만원을 기록했다. 양파 등 25개 품목 8912t이 거래됐다. 이에 aT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유통 구조 변화에 대응해 비대면 형태의 농산물 온라인 거래 표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온라인 경매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한국판 디지털뉴딜 과제로도 선정됐다.

aT 온라인 경매의 절차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와 영농법인 등 판매자가 농산물 정보와 경매방식, 가격 등을 입력하면서 시작된다. 판매자는 농식품거래소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 희망자는 모바일 또는 PC를 활용해 농산물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품질을 확인한 뒤 경매에 참여한다. 특히 상품 이미지만 활용하는 비대면 거래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산지의 생생한 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온라인 경매 모델도 도입했다.

aT의 온라인 경매는 ‘농산물 제값 받기’에 기여했다. 판매사에 1.05%(도매법인 수수료 평균 6% 내외)라는 저렴한 거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낙찰 기준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덕분이다. 또한 구매사는 시간·장소 제약 없이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여, 중간 유통비용이 빠진 적정가에 농산물을 확보할 수 있다. 판매사 책임으로 ‘Farm to Door(농가에서 소비자까지)’로 배송, 물류 효율성 및 구매 편의성도 높였다.

지난해부터 주 2~3회 온라인 경매에 참여한다는 ‘장보고식자재’ 김조영 팀장은 “수박·양파·귤 등 제철 농산물을 온라인 경매로 구매하는데, 수수료·물류비가 안 들기 때문에 구매비용이 예전 대비 10~20% 줄었다”며 “보다 신선한 제품을 저렴하게 팔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국에 감염 우려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온라인경매 역경매, 모바일 웹서비스 도입
aT는 ‘온라인 역경매’도 도입했다. 구매자가 품목·물량·가격을 올리면 aT가 이 조건에 맞게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판매자를 찾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aT는 올해 소비자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역경매 물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aT는 온라인 경매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모바일을 통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경매 앱도 개발하고 있는데,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다.

aT는 빅데이터 연계 등을 통한 시스템 고도화와 라이브 스트리밍을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경매를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지자체·도매시장 연계 경매 확대, 관련 단체 통합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온라인 경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 농산물 직거래 확대를 위해 네이버Live 쇼핑 등과 연계한 라이브 방송도 추진한다.

윤영배 aT 농식품거래소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농산물 유통 전반이 크게 위축된 만큼 전에 없던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면서 “비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유통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경매가 새로운 농산물 유통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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