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라이프 트렌드&] “치킨 프랜차이즈는 레드오션…과감한 혁신 이룬다면 지속 성장 가능”

중앙일보

입력 2021.01.12 00:04

업데이트 2021.01.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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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전지현씨, bhc’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bhc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은 지난해에도 1000억원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비대면 소비가 커지면서 배달 관련 업계가 특수를 맞았다고는 하지만, 놀라운 성장세다. 2013년 독자경영을 시작한 이후 해마다 기록적인 성장을 달성 중인 bhc그룹 박현종(58) 회장을 최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사옥에서 만났다. 박 회장은 “치킨 프랜차이즈가 경쟁이 치열해 성장이 정체한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과감한 혁신을 이룬다면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에도 기록적인 매출 신장 … bhc그룹 박현종 회장 인터뷰
구성원 소통, IT 시스템 투자 집중
조리 과정 단순화해 가맹점 부담?
지난해 매출 4000억원 돌파 예상

코로나19로 ‘겪어보지 못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20년을 보낸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시장이 급변하고 유통업계도 새로운 변혁을 맞았습니다. 예전에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았어요.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사업이 창출됐고, 기회 요인도 많이 생긴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2013년 독자경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연 매출 827억원에 불과했는데 2019년엔 3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7년을 돌아보신다면 어떠신지요.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했을 때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면서 성장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난 7년간 변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모든 임직원이 잘 동참해 줬기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운도 좋았고 우리가 추구하던 것들이 잘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전문경영인으로 시작했지만 경영자매수방식(MBO)으로 오너경영 체제를 만드셨지요.
“지난 시간을 크게 두 개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인수에서부터 2017년까지 혁신과 성장을 주도했고, 2018년부터 지금까지는 제가 MBO로 인수해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왔습니다. 새로운 전문 경영인 임금옥 대표를 영입하면서 ‘임파워먼트(empowerment·권한 위임)’에 집중했어요. 큰 방향성을 정하고 컨센서스를 이루는 게 제 역할이고, 실제 경영은 전문 경영인 임금옥 대표에게 맡겼습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작한 거죠.”
27년간 삼성이라는 대기업에서 일하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습니다.  
“처음 1년은 중소기업을 이해하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부족한 부분이 뭔지 파악하는 데 집중했어요. 오랫동안 확실한 시스템으로 보호받는 대기업에서 일했는데, 다른 환경에서 일하게 된 거죠. 내부적으론 제일 먼저 한 게 소통입니다. 대기업에선 각자 할 일을 알아서 하고 자기 의견도 잘 내지만 작은 회사에선 오너가 주도하는 체제입니다.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회사가 커지면 분명히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결국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구성원의 시너지를 당할 순 없어요. 조직이 뭉쳐서 충분히 소통해야 시너지가 나옵니다.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 4, 5가 되는 식이죠. 최고경영자(CEO)가 모든 걸 알지는 못합니다. 의사결정의 실수를 막으려면 조직원의 역량이 커져야 합니다. 결국 수평적인 소통이 원활해야 하는 것이죠.”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비결은 뭡니까.
“소통을 하면서 구성원이 역량을 키우고 업무의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여기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백업이 필요하죠. 정보기술(IT) 시스템에 투자하고 프로세스 최적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데이터를 확보해서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일에 집중했고요. 우리 회사는 다른 어떤 경쟁 브랜드보다 판매관리비가 낮습니다. 많이 팔고 적게 쓰니 수익이 나는 것이죠.”
전지현 같은 톱 모델을 쓰면 마케팅 비용이 클 것 같기도 한데요.
“7년 전 인수했을 때 연간 마케팅 비용이 25억원이었습니다. 그때도 치킨 프랜차이즈는 레드오션이라 여겨졌고, 인지도는 13위에 불과했어요. 후발주자로서 남들처럼 하면 영원히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어차피 돌파구를 마련해 메이저로 도약하려면 모델도 메이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첫해 마케팅에만 70억원을 썼는데, 이후엔 늘리지 않았어요. 마케팅 비용을 더 쓰면 매출은 오를 수 있지만 수익과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상충 효과)가 나요. 눈앞의 매출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더 쓰고 싶은) 유혹이 많죠. 그걸 이겨내야 합니다.”
지난해와 올해 예상 실적은 어떤가요.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는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것입니다. 처음 인수했을 때 매년 2개 이상의 신메뉴를 출시하겠다고 가맹점주들께 약속했어요. 지금까지 지켜왔고, 신메뉴의 매출 기여도가 25%를 넘습니다. 10단계가 넘던 조리 과정을 2단계로 단순화하고 매뉴얼화하면서 신메뉴에 대한 가맹점의 부담도 줄였습니다.”
최근 캐나다 연금기관에서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추가 투자를 받은 것보다 우리 회사가 얼마나 투명한 회사인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게 더 기쁩니다. 기존 투자자인 사모펀드(MBK)도 좋은 회사를 만들고 가치를 키우는데 동의합니다. 2~3년 후엔 회사의 규모도 가치도 더 커져 있을 겁니다. 힘들지만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박현종 bhc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bhc 본사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박현종 bhc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bhc 본사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코로나19로 내점(來店) 매출이 줄었지만, 백신 개발로 분위기는 나아지리라 봅니다. 지금은 실질적인 위협에 심리적 불안감까지 있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심리적인 부분은 완화할 겁니다. 상반기 이후부터는 시장과 소비가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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