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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과 예능 대결 박영선,‘개천용 시리즈’로 선거 시동?

중앙일보

입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20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제136차 대외경제협력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20차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제136차 대외경제협력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중기벤처부) 장관이 11일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에 저도 매우 크게 비중을 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기부장관을 더 지속할 것이냐의 문제는 그것은 임명권자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더 품이 큰 민주당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진중한 고민이 있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개각 때 교체 대상이 되면 출마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도층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도 내놨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질책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굉장히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라면서다. 박 장관은 “당에 계신 분들에게도 몇 차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새해 들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듯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지난 2일부터 페이스북에 연재 중인 ‘개천용 시리즈’다. 방준혁(넷마블)·서정진(셀트리온)·김봉진(배달의민족)·김슬아(마켓컬리) 등 대중에 친숙한 자수성가형 30~40대 벤처 기업인들을 만나 나눈 환담 스토리를 담았다. 11일 기준, 현재까지 모두 8편이 연재됐다. 글은 보좌진이 아니라 박 장관이 직접 작성한다고 한다.

벤처기업인들을 만나 얘기를 듣는 건 중기벤처부 장관 직무 내의 일이지만, 전통적 성공신화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중도 공략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정치권에선 적지 않다.
지난 9일에는 민족사관고(수석졸업), 미국 명문대(웰슬리대), 골드만삭스 등을 거친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이력을 거론하면서는 “자수성가를 했기에 개천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모님이 모두 의사여서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따뜻한 물에서 헤엄쳐 왔다고 표현하면 공감하실 수 있을지…”라면서다.

선거용 콘텐트가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박 장관 측 관계자는 "중기벤처부 장관으로서 활동하면서 하는 일인만큼 그런 쪽에 의미를 두고 있다. (선거용 등)다른 의미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최근엔 TV조선 예능 ‘아내의맛’에도 출연(12일 방영 예정)했다. 자신보다 먼저 출연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연하게 됐다.
나 전 의원 역시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 장관은 10일 사전 공개된 예고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평상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그 장면을 보며 ‘남편의 맛’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예능 출연을 두고 '자신이 없는 것이냐’고 비판한 데 대해 박 장관은 “충분히 그런 비판을 하실 수 있다. 촬영 당시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진행되던 시기였는데, 그런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프로그램에서)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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