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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진석 "새 둥지 틀자"…안철수에 당대당 통합 첫 제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4·7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10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새 둥지를 트는 방식으로 중도 통합론을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당 지지자의 공감대속에 통합 정당을 꾸린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자는 주장이다. ‘중도 통합 둥지론’으로 불리는 이 구상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와 중도 외연 확장 효과를 동시에 누리겠다는 의도라고 정 위원장 측은 설명했다. 

안 측 “최선인지 모르겠다” 관망세

정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안 대표의 입당 결심만 남았다. 이는 통합·합당에 대한 결심이기도 하다”며 “새 둥지를 틀어야 새롭게 정치를 하려는 이들에게까지 거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안 대표가 입당할까.
“똘똘 뭉쳐 승리하라는 국민 명령을 위해 각자 소아(小我)는 버려야 한다.”
포용 방식이 문제인데.
“통합·합당을 전제하지 않고 입당할 수 있나. 새로운 둥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새로운 둥지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둥지를 출범시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중도 통합론의 완성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통합만 되면 내가 물러날 수도 있다. 안 대표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못마땅하다(중립적이지 못하다)'고 하면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선두인 윤석열 검찰총장도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내년 3월 대선까지 볼 때 중도 통합의 둥지보다 좋은 곳이 어디 있느냐. 윤 총장도 자리에서 내려온 후 광야를 떠돌 필요 없이 이 둥지를 선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중도 통합 둥지론'이 서울시장 선거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까지 겨냥한 포석이라는 뜻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액자를 선물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사진액자를 선물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반면, 안 대표는 야권 단일화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다. 안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진용도 안 갖춘 상태에서 무슨 당에 들어오라 하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 그게 최선의 방법인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단 국민의힘 밖에 머무르면서 연대를 통한 단일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 위원장이 제안한 ‘선(先)통합 후(後)단일화’ 모델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만 홀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건 말이 안 되고 만일 결합하게 되면 양당 간 합당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시간상으로 볼 때 1월 내 합당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또 이 같은 결합이 ‘중도표’를 갉아먹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의 2012년 대선 후보 자진 사퇴를 비난했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만난 것을 공개하며 “썩은 나무를 벨 시간이 다가왔다”고 완주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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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논의는 경선 스케줄과도 맞물리는데, 국민의힘은 당 밖 주자들에게 예비경선을 면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8일 경선 후보 등록 전에 안 대표 등이 합류하는 게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당 경선 일정은 서류접수(18~21일)와 심사(22~27일)를 거쳐 28일 1차 예비 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하는 스케줄이다. 본경선(100% 여론조사)은 2월에 실시한다.

안 대표는 12일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도 만날 예정이다.오 전 시장은 지난 17일 "안 대표가 입당하면 자신은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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