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초강세 통제 나선 중국…美 바이든 경기부양 이겨낼까

중앙일보

입력 2021.01.10 16:58

업데이트 2021.01.10 17:26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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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가치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수출에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중국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일 자국 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기존의 1.25에서 1로 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엔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지수를 1.25에서 1로 내렸다. 해외 융자 조절지수가 내려가면 중국 기업은 해외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수 1이 적용되면 해외 융자를 통해 운영 자본의 최대 0.8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중국 기업이 대출 등으로 해외에서 거래를 많이 하면, 위안화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위안화 강세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위안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땐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에서 1.25로 올렸다. 중국은 또 다음 달 4일부터 다국적 기업이나 대외투자자들이 해외에서 위안화를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심상치 않은 위안화…2년만에 6.5위안 아래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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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심상치 않은 위안화 흐름 때문이다. 위안화는 지난 5일 달러당 6.48 위안을 기록한 뒤 지난 8일에도 6.46 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달러당 7.13위안일 때와 비교하면 위안화 가치는 9% 이상 올랐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5 위안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1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한 때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랐다. 이 시기 미국·유럽·일본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혼란에서 빠져나오며 상대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4.9%다.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중국의 금리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선진국의 10년 만기 채권은 연 1%를 약간 넘는 데 비해 중국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3%가 넘는다. 투자처로서 매력이 커진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30일까지 12개월간 중국 채권 1350억 달러를 사들였다.

수출에 빨간불...속도조절 나선 중국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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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 중국 정부는 왜 환율 속도 조절에 나섰을까. 위안화 강세가 중국 경제에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커지면, 내수는 좋아질 수 있다. 원자재 수입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마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부터 ‘쌍순환론’(雙循環論)을 내세우고 있다. 내수에 방점을 두고 수출을 이끌고 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수출’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품을 수출해 달러 등 외화로 받는 돈의 실제 가치가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내수를 강조하지만, 국내 경기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수출마저 위안화 초강세로 힘들게 된다면, 중국 경제는 성장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더 오른다면 중국 경제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해외 융자 조절지수 조정 등은) 빠른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딩 수앙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은 더 이상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원하지 않는다"며 "1분기 위안화 환율은 6.45 이상으로 유지할 것" 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경기부양에 약달러 지속가능성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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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위안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말 출범 후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설 거로 보인다. 미국이 대규모로 재정지출을 하면 시중엔 달러가 또 많이 풀린다.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민주당의 행정부·입법부 장악) 달성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강화됐다”며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가속화되고 위안화 강세도 지속할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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