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사장의 무덤" 악명높은 창의재단 이사장에 조율래

중앙일보

입력 2021.01.10 16:07

업데이트 2021.01.10 16:38

한국과학창의재단 27대 이사장에 확정된 조율래 전 교육과학부 차관. [중앙포토]

한국과학창의재단 27대 이사장에 확정된 조율래 전 교육과학부 차관. [중앙포토]

‘복마전’과 ‘이사장들의 무덤’ 등의 표현으로 악명 높은 한국과학창의재단 신임 이사장에 조율래(64) 전 교육과학부 차관이 확정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0일 “지난 주말 조 전 차관에 대한 장관의 결재가 떨어졌다”며 “조 전 차관은 화합형 리더로, 그간 말썽 많았던 과학창의재단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조 전 차관은 이번 주 내로 재단 이사장직에 공식 발령받을 예정이다.

조 전 차관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8회)를 거쳐 관계에 입직했다. 경력의 대부분을 과학기술부에서 보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부 2차관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2015~2018)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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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창의재단 이사장직은 지난해 6월 안성진 이시장이 중도에 물러난 이후 7개월째 공석 중이다. 지난해 11월에 들어서야 조 전 차관과 김차동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3명이 최종 3배수에 들어 경쟁해 왔다.

과학창의재단은 2014년 이후 임기를 채운 이사장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사고 기관’이었다.  2014년 10월 김승환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임기 3년을 채운 이사장은 한 명도 없다. 김 전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뒤  2016년 9월 취임 2년여 만에 사임했다.

이후 4개월의 공백 끝에 박태현(서울대 교수) 25대 이사장이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권 교체 이후 전 정권에서 임명한 과기계 인사들이 한꺼번에 ‘물갈이’ 되면서다.  다음으로 현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서은경(전북대 교수) 이사장은 임기를 100일도 채우지 못했다. 전북대 교수 재직 당시 연구비 부정 사용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인 안성진(성균관대 교수) 이사장 역시 직원 비위 사실 적발과 내부 고발, 과기정통부의 감사 등 내분 속에 사임했다.

과기계는 이번 이사장 후보로 경쟁한 3인이 모두 과기정통부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한 4명의 이사장은 모두 교수 출신이었다. 과기계의 한 관계자는 “창의재단은 그간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내부 투서가 난무하고 비리도 잦았다”며 “과기정통부가 관료 출신 이사장을 내세워 그간에 묵은 창의재단 내외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학창의재단은 과학 문화 대중화를 위해 1967년 만들어진 기관이다. 주로 과학ㆍ기술 분야를 알리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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