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사당서 쪼그려앉아 쓰레기 줍는 남자…한국계 의원 화제

중앙일보

입력 2021.01.10 13:55

업데이트 2021.01.11 17:15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인 앤디 김이 7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남긴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계 미국 하원의원인 앤디 김이 7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남긴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 앤디 김(39)이 미국에서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민주당 소속인 김 의원이 지난 7일(현지시간) 시위대 난입으로 난장판이 된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김 의원은 2018년 뉴저지에서 당선됐다. 한국계 민주당 소속으로선 첫 연방 하원의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과격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한 뒤, 현장엔 생수병이며 성조기, 버려진 옷가지 등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의사당 내부를 점거하며 경찰과 대치하면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현장은 엉망이 됐다.

친 트럼프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해 회의장을 점거했다. EPA=연합뉴스

친 트럼프 시위대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해 회의장을 점거했다. EPA=연합뉴스

당시 의사당에 있던 김 의원은 경찰관들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정리에 나선 모습을  목격하고 “나도 봉투를 하나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뒤 무릎을 꿇고 쓰레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파란색 덴탈 마스크를 착용하고 묵묵히 정리하던 그의 모습을 AP통신과 동료 의원들이 우연히 포착했다.

정작 앤디 김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MSNBC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어질러진 의회 로턴더홀을 지나가는데 쓰레기가 가득한 모습에 마음이 찢어졌다”며 “민주주의가 유린당했다는 거센 슬픔과 동시에 질서 복원을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고 즉흥적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AP통신엔 “누구든 좋아하는 것이 망가지면 고치고 싶어지는 법 아닌가”라며 “의사당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MSNBC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앤디 김. [MSNBC 캡처]

MSNBC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앤디 김. [MSNBC 캡처]

그는 MSNBC 앵커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할 것인가”라고 묻자 김 의원은 단호히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폭력을 자초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고 그는 위험한 인물”이라며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바를 할 것이며 (찬성) 표를 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즉흥적으로 움직였을 뿐이라고 하지만 그의 미담이 남긴 파장은 작지 않다. 미국 언론은 물론 페이스북ㆍ트위터에도 “쓰레기 정리하는 의원의 감동 현장”이라는 요지의 글이 올라왔고 칭찬 댓글도 줄을 잇고 있다. MSNBC 앵커는 그에게 “오늘 당신이 한 일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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