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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왕자의 삼성폰도 훔쳤다, 110개 물건 빼돌려 판 왕실직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 버킹엄 궁에서 왕실 물건을 훔쳐 이베이 등 온라인 사이트에 판매한 직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영국 왕실 물건을 훔친 아다모 칸토가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 보도 캡쳐]

영국 왕실 물건을 훔친 아다모 칸토가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 보도 캡쳐]

워싱턴포스트(WP)와 BBC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간), 버킹엄 궁 주방에서 일했던 아다모 칸토(37)가 징역 8월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런던 경찰과 왕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10여 개의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재판에서 세 건의 절도 혐의를 인정했다.

WP에 따르면, 아다모 칸토의 숙소에선 그가 훔친 물건이 대거 발견됐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방문 당시 찍은 사진첩이나,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서명한 사진 등이다. 이외에도 실크 잠옷, 브로치 등을 궁 내부 화랑이나 직원 사물함 등에서 빼돌렸다.

BBC는 아다모 칸토가 2019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첩도 훔쳤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 캡쳐]

BBC는 아다모 칸토가 2019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첩도 훔쳤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 캡쳐]

BBC는 칸토가 상품 중 일부를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이베이 등에 판 물품은 30여 개로, 거래 금액은 모두 7700파운드(약 11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첩은 2036달러(약 222만원)에 팔렸다. 팔린 물건의 일부는 아직 회수되지 못한 상태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물건 일부는 그의 부모 집에서도 발견됐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류(61) 왕자의 맞춤형 휴대폰까지 손을 댔다. 삼성이 제작한 ‘갤럭시 Z플립’ 모델의 이 휴대폰은 600파운드(약 89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그의 차남 앤드류 왕자(오른쪽)가 차에 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그의 차남 앤드류 왕자(오른쪽)가 차에 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5년부터 왕실에서 일했던 그는 최근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청소 업무를 맡았다. 기존엔 출입이 금지됐던 왕실 가족의 방까지 들어갈 수 있게 됐고, 손쉽게 물건을 훔쳤다. 영국 왕실 해군 소속 존스턴 버트 부사령관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일 행사 때 메달을 걸고 싶었지만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중에 직원들로부터 없어진 물건이 온라인에서 팔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조지 왕자, 찰스 왕세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윌리엄 왕세손. 연합뉴스

(왼쪽부터) 조지 왕자, 찰스 왕세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윌리엄 왕세손. 연합뉴스

그는 재판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변호인은 “그가 빚을 갚기 위해 오랫동안 애쓰다가 물건에 손을 댔다”며 “자신의 행동을 매우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훔친 물건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범죄가 너무 심각해 즉각 구금해야 한다”면서도 “죄를 인정하고 있고, 다른 전과가 없어 형량을 18개월에서 8개월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영국 버킹엄 궁은 선고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 사건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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