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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만의 뉴스뻥] 與정치인 성범죄 입 닫은 文…'페미 대통령'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거 뻥입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 제가 정책 공약을 통해서 확실하게 지키겠습니다.” 문재인 당시 후보. 2017.04.21. 한국여성단체 협의회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 정책 간담회’

자신 있게 여성 인권을 외쳤지만 정작 중요한 성폭력 사건에선 침묵했습니다. 여당 정치인들이 끊임없이 성범죄를 저질렀는데도 말이죠. 최근에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마무리 됐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의 방조 의혹도 무혐의로 결론 났고요. 피해자가 성문제와 관련해 고충을 호소한 사실이 규명됐는데도 말이죠.

피해자 측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경찰이 밝히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결국 그 어떤 억울함도 풀지 못한 채 ‘피해 호소인’이라는 여당의 꼬리표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대통령의 페미니즘은 찾아볼 수 없었죠.

피해 호소인 주장한 '여성운동 호소인'

사실 박원순 시장의 피의 사실을 누설한 것도 여성단체 대표였고, 이 과정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입돼 있었습니다. 당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단톡방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 결론은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말을 쓰기로 한 겁니다. 그들에게 더 이상 여성 인권이란 말을 듣는 것이 진정성 없게 느껴지는 이윱니다. 특히 여성운동계 대모인 남 의원에 대해선 여성을 팔아 정치했다는 비판과 '여성운동 호소인'이라는 조롱까지 나옵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의 장례식은 서울특별시장 5일장으로 치렀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울특별시장을 반대한다고 올라온 글은 하루만에 38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고요. 여기에 대통령은 조화까지 보냈습니다. 성폭행 실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때도 똑같이 조화를 보냈습니다. 진중권 교수의 말처럼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조화를 보내는 나라, 과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입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대통령이 성범죄자를 공식 지지하는 걸 보며, 자신들이 보호받기 어렵다는 절망과 위협을 느꼈을 지도 모릅니다.

젠더 감수성 제로 

당시 여당 인사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박 전 시장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했고 추모했습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에 대해 “피해자를 위해 죽음으로서 답했다”고 썼습니다. 이정옥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민 전체가 성인지(감수)성에 대해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도 된다”고 했습니다. 이쯤 되면 현 정권의 젠더 감수성이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페미니즘 정책을 믿었고 그를 지지했습니다. 누군가에겐 희망이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생명줄이었습니다. 노회찬 전 의원은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했습니다. 이 땅의 무수한 82년생 김지영들을 안아주길 바란다면서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과연 이 책을 읽긴 한 걸까요?

자신의 측근들이 저지른 성 범죄의 피해자들의 소식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는 뻥은 이제 그만!

윤석만의 뉴스뻥

윤석만 논설위원의 본격 뻥 체크 프로.
가짜로 막힌 속을 진짜로 뻥 뚫습니다.
거짓뉴스의 시대 ‘찐진실’을 찾습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윤석만의 뉴스 뻥'.
정희윤 기자와 진짜뉴스를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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