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최장수 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이 남긴 명과 암

중앙일보

입력 2021.01.07 12:00

지난 2010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수장을 맡은 마이크 완 커미셔너. 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한 완 커미셔너가 칼럼이 담긴 동판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 JNA]

지난 2010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수장을 맡은 마이크 완 커미셔너. 중앙일보에 칼럼을 기고한 완 커미셔너가 칼럼이 담긴 동판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 JNA]

 “LPGA는 나와 함께 많은 성장을 이뤘고 더욱 높은 수준에 도달할 준비가 됐다”

7일(한국시각)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2010년 1월부터 11년간 LPGA를 이끌어온 수장, 마이크 완(미국) 커미셔너가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15년 4월에 임기가 6년 더 연장됐던 완 커미셔너는 재연장 없이 용퇴 의사를 밝힌 셈이 됐다. 커미셔너 LPGA 사무국은 홈페이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완 커미셔너의 사의를 발표하면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발표는 새로운 커미셔너를 찾는 시작점이 됐다"고 전했다.

완 커미셔너는 "우리는 분명히 더 높이 성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제 다음 리더에게 배턴을 넘기고 LPGA의 가장 열정적인 서포터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완 커미셔너의 갑작스런 사의에 LPGA 관계자들과 선수들은 그동안 보인 성과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LPGA 투어 통산 48승의 전설 낸시 로페즈(멕시코)는 "우리와 좀 더 함께 할 거라 생각했다"며 놀라워했다.

2018년 한국에서 열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왼쪽이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 [사진 LPGA]

2018년 한국에서 열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왼쪽이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 [사진 LPGA]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 17년간 활동하다 2010년부터 LPGA 커미셔너가 된 마이크 완은 판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던 수장이었다. 재임 전 2010년 한 해에 24개 대회, 총상금 4140만 달러 규모였던 LPGA 투어는 올해 34개 대회, 7645만 달러 수준까지 키웠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힘겨웠던 2020년이 지나고서도 2021시즌 대회, 총상금 규모 감소 없이 지켜낼 만큼 LPGA의 전반적인 가치를 끌어올렸다. 완 커미셔너 스스로도 "코로나19 때문에 얼룩진 한 해를 겪으면서도 역대 최고 상금 규모의 2021년 시즌 일정을 만들어냈고, 새로운 대회와 후원자들을 유치했다"고 자평했다.

판을 키우는데는 아시아 시장을 주목한 게 한몫했다. 완 커미셔너는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경기력 좋은 골퍼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그러면서 글로벌화에도 성공했다. 2014년부터는 국가 대항전 대회도 신설했다. 미국과 유럽, 미국과 인터내셔널 같은 개념이 아닌 축구, 농구 국가 대항전 같은 개념을 골프에도 도입해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3차례 치러냈다. 2019년 말엔 가치가 떨어지던 유러피언 레이디스 투어(LET)와 손잡고 공동 벤처 파트너십을 도입하는 시도도 펼쳤다.

지난 2019년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가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를 고진영에게 전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019년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가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를 고진영에게 전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면서도 선수, 후원사 등과 소통도 끊임없이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때는 매 주 화상 회의나 통화를 통해 선수들과 수시로 소통했다. 여자 골프 위상을 끌어올린 덕에 완 커미셔너에 대한 여자 골프계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LPGA 이사회 다이앤 걸리아스 의장은 “완 커미셔너는 11년 동안 LPGA의 혁신적인 리더였다. 그가 남긴 리더십은 수 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LPGA 선수회 비키 괴체 아커먼 회장은 “완 커미셔너는 적절한 시기의 적절한 리더”라고 평가했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판을 키우는 과정에서 대회 후원사에만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자주 받았다. 미국 내에선 "아시아의 판만 키워줬다"는 시선도 있다. 2013년엔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5의 메이저로 승격시켜 "메이저 대회를 많이 만들어 가치를 떨어트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0년 넘게 판을 키워온 완 커미셔너의 갑작스런 사의로 LPGA 투어는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됐다. 새로운 수장이 누가 되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 미국 골프 다이제스트는 "LPGA 투어가 완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는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고 전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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