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북극 아이스돔’ 덮쳤다…수도권 퇴근길 빙판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극에서 밀려 내려오는 한파로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6일 서울 광진교 인근 한강에 얼음이 얼어있다. 뉴스1

북극에서 밀려 내려오는 한파로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6일 서울 광진교 인근 한강에 얼음이 얼어있다. 뉴스1

북극 지방에서 밀려 내려온 찬 공기가 한반도 상공을 뒤덮으면서 올겨울 가장 강력한 한파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졌다. 이날 중부 지방과 경북 내륙·전북 동부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진 곳이 많았다. 파주는 -18.2도, 철원 -19.2도, 대관령 -20.4도를 기록했다.

낮 기온 역시 서울이 -2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에 머물겠다. 서울에는 오후 6시쯤 눈이 내리기 시작해 자정까지 이어지겠다. 이후 눈 구름대는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새벽에 남부지방에 눈이 내리겠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오늘 밤부터 내리는 눈은 영하권에서 내리고 서울 포함 수도권은 퇴근 시간대와 겹치면서 빙판길과 차량 지체가 심할 수 있다”며 “크고 작은 교통사고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니 운전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력한 찬 공기 한반도로 내려와 

-32도(초록색 원)에 이르는 찬 공기가 몽골 지역에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

-32도(초록색 원)에 이르는 찬 공기가 몽골 지역에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

7일부터는 더욱 강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의 비주얼 맵을 보면 영하 30도에 이르는 강력한 찬 공기가 몽골 지역에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고위도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바로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열리면서 5㎞ 상공의 영하 50도짜리 찬 공기가 상층부부터 내려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1.5km 상공 예상(48시간) 기온분포. -50도에 육박하는 찬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Tropicaltidbits.com 제공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1.5km 상공 예상(48시간) 기온분포. -50도에 육박하는 찬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Tropicaltidbits.com 제공

실제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예보시스템에 따르면, 1.5㎞ 고도에서 -50도에 육박하는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찬 공기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7~9일에 한파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7일 아침 최저기온이 -14도까지 떨어지겠고, 체감기온은 -22도로 매우 춥게 느껴지겠다. 전국적으로도 -20도에서 -5도를 기록하는 등 영하권의 강추위가 이어지겠다. 8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이 -24도에서 -7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차가운 공기는 무겁기 때문에 상층에 찬 공기가 있으면 지상으로 퍼지면서 기온을 떨어뜨리고, 하늘에 에어컨이 달린 것처럼 더 강한 찬바람을 불게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 50㎝ 폭설 예고

6일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인천 영종도 예단포 선착장 갯벌이 꽁꽁 얼어있다. 뉴스1

6일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인천 영종도 예단포 선착장 갯벌이 꽁꽁 얼어있다. 뉴스1

폭설도 예고됐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해기차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7일은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제주도에 눈이 오겠고, 충청권 내륙과 수도권 남부 서해안에는 가끔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8일도 충남 서해안과 전라 서해안, 제주도에 눈이 오겠고, 전라권 내륙은 새벽까지, 충남내륙은 오전과 밤에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

예상 적설량은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제주도가 5~20㎝를 기록하겠고, 전라권 서부는 30㎝, 제주도 산지는 50㎝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이겠다. 수도권 남부 서해안과 충청권 내륙은 3~10㎝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수도권과 강원도, 전남 동부 남해안, 경북 내륙, 경남 서부 내륙에는 7일 새벽까지 1~5㎝의 눈이 오겠다.

기상청은 “이번 추위는 8일 절정을 이루면서 한파의 가장 큰 고비가 되겠으며 이후에도 평년보다 2~6도 낮은 기온이 장기간 지속되겠으니, 선별진료소 등 야외업무 종사자, 노약자 등은 한랭 질환에 각별히 유의하고, 수도관 동파, 비닐하우스와 양식장 냉해 등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도 우려되니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