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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4431억달러로 사상최대...약달러로 신기록 행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31억달러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연합뉴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31억달러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연합뉴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신기록 행진 중이다. 최근의 달러 약세 흐름이 외환보유액 증가의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31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67억 2000달러가 늘었다.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매달 사상 최대치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4364억달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환산액이 증가했고, 금융기관의 지준예치금(한국은행 내 개설된 은행 당좌예금에 예치된 금액) 증가와 외화자산의 운용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 달러 몸값 떨어지자 늘어난 외환보유액 

미 달러화는 지난 3월부터 시중에 과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가치가 계속 낮아치는 추세다. 셔터스톡

미 달러화는 지난 3월부터 시중에 과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가치가 계속 낮아치는 추세다. 셔터스톡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럿이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직접 외화로 표시된 자산을 사들여 쌓으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달러 가치 상승과 하락 등 보유 통화 가치의 변동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은 총 6개국 통화(미국 달러화·유로화·영국 파운드화·일본 엔화·호주 달러화·캐나다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통계를 내기 위해선 이 자산들을 하나로 환산해 발표한다. 주로 미 달러화로 따지다 보니 미 달러화 몸값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데는 미 달러화 약세가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달러화의 가치는 지난해 3월부터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시중에 과하게 풀린 유동성 탓이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연일 돈줄을 풀고 있어서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3월 102.8에서 12월 말 89.68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말 대(對)미 달러 환율도 유로화(2.8%), 파운드화(2.2%), 일본 엔화(0.8%), 호주 달러화(4.0%) 모두 상승했다.

연일 최대치 경신…적정 보유액 둘러싼 논란도

외환보유액이 늘어날수록 적정 보유액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1

외환보유액이 늘어날수록 적정 보유액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1

외환보유액이 늘어날수록 적정 보유액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완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꾀하는 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금 역할을 하는 만큼 꼭 필요하지만 다다익선이 능사는 아니다. 외환을 보유하는 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보통 정부가 외화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채권(통안증권)을 발행한 뒤 원화로 시중에서 외화로 표시된 자산을 사들인다. 채권을 발행하면 매입한 이들에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결국 외화보유액이 늘어날수록 나라 빚이 늘어나는 셈이다. 안전 자산에 치중한 외환보유액 투자로 인한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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