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란 치밀한 나포 계획? 함정 5척에 헬기까지 띄웠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05 17:49

업데이트 2021.01.05 18:03

이란군이 4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5척 이상의 함정과 헬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나포 동영상에 등장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유조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하면서 그 과정 일부를 편집해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화질이 선명하지 않지만 여기엔 고속정과 소형 보트로 보이는 최소 5척의 중소형 함정이 커다란 한국 유조선 옆에서 움직이면서 이란 영해로 끌고 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란군이 한국 국적 선박을 나포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트위터 영상 캡처]

이란군이 한국 국적 선박을 나포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트위터 영상 캡처]

한국 유조선 나포 때 다수의 함정과 헬기를 동원했다는 점은 나포가 우발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조직적인 '나포 작전'을 펼쳤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란군 소속 헬기는 나포 해역에서 작전에 합류한 상태로 등장했다. 한국 유조선의 주변 상공을 비행하면서 경계작전을 펼치고 동시에 나포 과정을 세세하게 촬영했다. 나포 과정을 촬영했다는 점은 사후에 이란 측에 유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이미 계획돼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란군에 끌려간 한국케미호는 반다르 아바스 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 해군 프리깃함 코나락 호. 이란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비슷한 규모의 함정이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IRNA통신=연합뉴스]

이란 해군 프리깃함 코나락 호. 이란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비슷한 규모의 함정이 한국 선박을 나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IRNA통신=연합뉴스]

5일 오후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는 외교부에 초치된 자리에서 “한국 선박이 해양 오염 활동을 여러 번 한 것으로 듣고 이란 해양청에 고소가 들어와 사법절차를 개시한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이란 측에서 신고를 받거나 출동 준비에 나선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선박 나포를 위한 사전 준비(사법절차)가 있었다는 걸 사실상 인정했다.

5일 유조선 억류와 관련해 초치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가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5일 유조선 억류와 관련해 초치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가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복수의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상선 나포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 한다. 한 해군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은 매우 좁고, 평소에도 이란 해군이 항시 배치돼 있다”며 “지상의 해군 기지에서도 언제든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영상에 나타난 규모의 이란 해군이라면 언제라도 1시간 안에 목표 현장에 도착이 가능하다”며 “이란에서 언제 나포 계획을 세웠는지는 좀 더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란군은 2016년 1월 미 해군 선박 2척을 나포한 바 있다. 2019년 9월에는 영국 유조선 나포를 시도했다. 하지만 주변 해역에 머물던 영국 해군 호위함이 뒤따라 오자 포기하고 돌아갔다. 당시 이란은 나포 시도가 있었다는 영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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