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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감기" 브라질 대통령, 새해 첫날 '노마스크' 물놀이

중앙일보

입력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백신 접종을 두고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충돌하고 있다. 상파울루주 정부가 접종 시점을 예고해놓은 상황에서 연방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자 소송을 해서라도 당초 일정을 강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백신 접종 지연에 상파울루주는 "소송" 반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붉은 원 안)이 1일(현지시간) 상파울루의 한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브]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붉은 원 안)이 1일(현지시간) 상파울루의 한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글로브]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 측은 예고한 대로 오는 25일부터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의 코로나 19 백신인 코로나백 접종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가 중국 업체가 만든 백신인 코로나백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가 중국 업체가 만든 백신인 코로나백을 들어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상파울루 주 정부는 이를 위해 이번 주 안에 브라질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에 코로나백 긴급사용을 요청하기로 했다.

주 정부 측은 국가위생감시국이 코로나백 긴급사용을 승인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 보건부와 갈등이 예상된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지키지 않은 채 1일(현지시간) 상파울루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유튜브]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지키지 않은 채 1일(현지시간) 상파울루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유튜브]

상파울루주는 25일부터 접종을 시작해 3월 28일까지 1차 접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1차 접종 기간에 900만명에게 1800만 회분을 접종할 예정이다.

반면 브라질 연방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접종 시기를 발표하지 않았다.

접종 시기 결정이 늦어지자 보건 전문가와 정치인은 물론 고위 법관까지 코로나 19 백신 접종 지연에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지우마르 멘지스 대법관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중남미 인접국들은 이미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데 브라질 보건부는 접종 일정조차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 당국의 늑장 대응이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1일 노 마스크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무시한 채 물놀이를 즐겨 구설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1일 노 마스크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무시한 채 물놀이를 즐겨 구설에 올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새해 첫날부터 ‘노 마스크’ 로 물놀이를 즐겨 구설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휴가 중이던 지난 1일 상파울루주 프라이아 그란지 해변에서 사람들과 엉켜 물놀이를 즐겼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대통령과 껴안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놀이 다음 날 SNS에 연말연시에 해변을 봉쇄한 지방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지키지 않은 채 1일(현지시간) 상파울루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물놀이객들에 둘러싸였다가 배로 돌아가 손인사를 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유튜브]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지키지 않은 채 1일(현지시간) 상파울루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물놀이객들에 둘러싸였다가 배로 돌아가 손인사를 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유튜브]

이에 도리아 주지사는 "대통령의 행동이 국민 생명을 위협한다"면서 "보우소나루의 현실 부정이 코로나 19 사망자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코로나 대응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3월 상파울루가 자체 봉쇄를 선언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는 감기의 한 종류 정도라고 표현하면서 "대규모 감금 상황을 빨리 끝내고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대응을 논의하던 화상 회의에서 둘은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며 공방도 벌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던 도리아 주지사는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는 등 갈등이 계속됐다.

5일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775만명, 누적 사망자는 약 19만명을 기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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