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못 가니 차 바꿨다, 내수 190만대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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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약 190만 대에 달했다. 자동차 수출은 1년 전(240만 대)보다 20% 이상 줄어든 189만여 대에 그쳤다.

작년 수출은 저조, 20% 이상 줄어 #개소세 감면, 노후차 교체 지원에 #완성차 업체 신차 효과도 한몫

더 뉴 그랜저

더 뉴 그랜저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완성차 5개 사(현대·기아·르노삼성·한국GM·쌍용차)는 국내 시장에서 13만여 대를 팔았다. 이들 5개 사의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161만여 대를 기록했다. 자동차산업협회(KAMA)가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지난해 수입자동차 판매는 28만여 대에 이른다. 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하는 판매 물량(27만여 대)과, 수입차협회 집계에서 빠진 테슬라의 판매 물량(약 1만2000대)을 합친 수치다.

정부는 내수 부양을 위해 지난해 3월 이후 자동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개별소비세를 30~70% 깎아줬다. 지난해 2분기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1년 전보다 18.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는 수요가 증가한 것도 차량 판매 증가에 일조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올 뉴 아반떼 N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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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업계는 지난해 잇따라 신차를 내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종의 신차를 선보였다. 수입차 업계에선 ‘디젤게이트’(디젤엔진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에서 벗어난 아우디·폭스바겐 등이 ‘라인업’(제품군)을 대폭 확대했다.

김준규 KAMA 운영위원장은 “개소세 감면과 노후 차 교체 등 정책 지원, 완성차 업체의 신차 효과, 코로나19로 묶인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려 공급을 늘린 점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차종별로는 그랜저·제네시스 등 준대형 세단(승용차)과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이 많이 팔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등이 줄면서 대체 소비로 자동차 구매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며 “소비 양극화 추세에 따라 중대형 차량 소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78만7854대)와 해외 시장(295만5660대)을 합쳐 374만3514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6.2% 증가했다. 반면 해외 시장 판매량은 19.8% 줄었다.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차종은 그랜저(14만5463대)였다. 이어 아반떼(8만7731대)와 팰리세이드(6만4791대)의 순이었다. 친환경 차량 중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는 지난해 6만6181대로 1년 전보다 46% 증가했다.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판매도 지난해 각각 20% 이상 늘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55만2400대)와 해외 시장(205만4937대)을 합쳐 260만733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친 판매 규모는 지난해 635만801대였다.

한국GM과 르노삼성·쌍용차는 지난해 내수에선 선방했지만 수출에선 부진했다. 한국GM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8만2954대를 팔았다. 1년 전보다 8.5% 증가한 규모다. 한국GM의 지난해 수출은 28만5499대로 2019년(34만755대)보다 16.2% 줄었다.

KAMA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8만 대가량 줄어든 182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보다 44만 대 증가한 234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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