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한국 국적 유조선 나포"…한국 선원 5명 탑승

중앙일보

입력 2021.01.04 20:13

업데이트 2021.01.04 23:22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로 향하던 한국 국적의 유조선 한 척이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해양 오염 이유로 나포, 이란 항구로 이동해 억류 중"
정부 "이란 해군 요구로 이동…조기 억류 해제 요청"

페르시아 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국적의 유조선(가운데)이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감시를 받으며 이란 항구로 이동하고 있다. [타스님 뉴스, AFP=연합뉴스]

페르시아 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한국 국적의 유조선(가운데)이 혁명수비대 고속정의 감시를 받으며 이란 항구로 이동하고 있다. [타스님 뉴스, AFP=연합뉴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전 10시 걸프 해역(페르시아 만)에서 한국 국적의 유조선 'MT 한국 케미'(Hankuk Chemi)호를 나포해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이라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한국 선박의 ‘반복적인 해양 환경 위반’을 나포 이유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 주 검찰과 항만청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사법 당국이 절차에 따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국적의 선원들이 탑승했고, 7200t의 화학물질이 실려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란 언론인 파르스통신과 타스님 뉴스도 “이란 혁명수비대가 걸프 해역에서 한국 선박을 유류 해양 오염을 이유로 나포해 이란 항구로 이동시켰다”고 보도했다.

앞서 AP통신은 글로벌 선박 위치조회 사이트인 마린트래픽닷컴의 위성자료를 인용해 이날 오후 한국 국적의 유조선인 'MT 한국 케미'호가 이란 항구인 반다르 아바스 인근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선박은 한국 선사 디엠쉽핑 소유로 페르시아 만을 지나 UAE 동부 푸자이라항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이 해역에서 활동 중인 영국 해군 정보교환센터 영국해사교역운영국(UKMTO)도 이란 당국과 한 선박 간에 "상호 작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UKMTO는 이후 선박이 이란 해역 북쪽으로 항로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페르시아만 바레인에 위치한 미 해군 5함대 측은 이 상황을 인지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해상 보안업체 드라이어드 글로벌(Dryad Global)에 따르면 이 선박에는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국적의 선원 등 23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외교부는 해당 선박이 이란 측의 조사 요구에 이란 해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선원은 5명이 탑승하고 있으며 이란 측에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란 내에선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전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1주기를 맞아 반미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지난 2일 걸프 해역의 요충지인 아부 무사 섬의 주둔 부대를 방문해 "어떠한 적대 행위에도 단호하고 강력한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과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을 걸프 해역에 배치하고 B-52 전략핵폭격기를 출격시켜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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