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치기·뿔걸이" UFC 격투 방불…'소의 해' 맞은 싸움소들의 동계훈련

중앙일보

입력 2021.01.04 14:58

조장래(72)씨와 싸움소 '박치기'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 훈련 코스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청도군]

조장래(72)씨와 싸움소 '박치기'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 훈련 코스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청도군]

소싸움판의 'UFC(이종격투기)'로 불리는 경북 청도 소싸움 경기가 정작 '소의 해'를 맞은 올해 첫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아직 첫 경기조차 열지 못한 상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싸움소들은 동계 훈련 기간 다양한 격투 기술을 익히며 코로나19가 잦아들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조장래(72)씨와 싸움소 '박치기'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 훈련 코스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청도군]

조장래(72)씨와 싸움소 '박치기'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 훈련 코스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청도군]

 청도공영사업공사 한 간부는 4일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에도 1월과 2월, 11월에 일부 경기(136경기)만 열렸는데, 새해 들어선 아직 개막 경기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 소싸움 경기는 매년 1월 첫째 주부터 12월 마지막 주까지 열린다. 한 해 평균 1224경기가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싸움깨나 한다는 250여 마리의 소들이 출전한다.

 2011년 9월부터 시작된 청도 소싸움은 전통시장에서 슬며시 벌어지는 아마추어 소 싸움판이 아니다. 경남 의령, 충북 보은 등 전국 11개 민속 싸움소 대회에서 8강 이상 오른 소들만 모여 승부를 낸다.

경북 청도군 청도 소싸움 경기장. 싸움소가 맞붙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경북 청도군 청도 소싸움 경기장. 싸움소가 맞붙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정부가 공인한 내기 싸움판으로, 1인당 한 번에 100원~10만원을 걸 수 있다. 소싸움판의 UFC라고 불리는 이유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는 아직 안 잡혔지만, 싸움소들은 동계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훈련은 혹독한 편이다. 타이어를 끼운 말뚝의 아랫부분을 머리로 들이받은 뒤 뿔을 이용해 타이어를 들어 올리는 훈련을 한다. 여기에 일부 소들은 200㎏짜리 타이어를 끌고 공터를 돌거나 주인과 산을 타며 체력 훈련도 병행한다.

조장래(72)씨와 싸움소 '박치기'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 훈련 코스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청도군]

조장래(72)씨와 싸움소 '박치기'가 경북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 훈련 코스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청도군]

 싸움소들은 동계 훈련 기간 다양한 격투 기술도 익힌다. 단단한 뿔로 상대의 머리와 몸통을 가격하는 ‘뿔치기’, 상대 뿔에 자신의 뿔을 걸어 목을 비트는 ‘뿔걸이’, 머리를 들이받고 무작정 힘으로 미는 ‘밀치기’ 등이다. 고급기술인 ‘목감아돌리기’를 익히는 싸움소도 있다. 얼굴을 상대 목 아래에 쑥 집어넣어 순간적으로 머리를 흔들며 들어서 내치는 기술이다.

 소들은 싸움 기술을 익히는 틈틈이 보양식을 통해 체력을 기른다. 통상 볏짚에 풀과 메주콩·옥수숫가루·쌀가루를 섞어 만든 쇠죽을 주식으로 먹는데, 일부 소들은 쇠죽 외에도 십전대보탕 같은 한약재로 만든 보양식을 함께 먹는다.

 청도 소싸움은 체중에 따라 갑·을·병으로 나뉜다. 헤비급에 해당하는 갑종(800㎏~무제한), 미들급에 속하는 을종(700㎏~800㎏ 미만), 라이트급에 준하는 병종(600㎏~700㎏ 미만)이다. 소싸움은 최대 30분 이내에 상대 소가 힘에 밀려 뒤로 물러나거나 엉덩이를 보이고 달아나면 승리하는 경기다.

청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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