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계약 사과한 이상문학상, 올해 대상 이승우 소설 '마음의 부력'

중앙일보

입력 2021.01.04 14:50

단편 소설 '마음의 부력'으로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이승우 작가. 사진은 2012년 모습이다. [중앙포토]

단편 소설 '마음의 부력'으로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선정된 이승우 작가. 사진은 2012년 모습이다. [중앙포토]

이승우 소설 '마음의 부력'이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수상 작가들이 불공정 계약에 반발하며 수상자를 내지 못한 이상문학상이 논란이 된 계약 조건을 수정하고 발표한 첫 수상작이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은 4일 대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우수작엔 박형서 ‘97의 세계’, 윤성희 ‘블랙홀’, 장은진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 천운영 ‘아버지가 되어주오’, 한지수 ‘야夜심한 연극반’이 뽑혔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장편소설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며 등단한 뒤 ‘생의 이면’으로 대산문학상,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로 동서문학상, ‘전기수 이야기’로 현대문학상, ‘칼’로 황순원문학상, ‘지상의 노래’로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한국에서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그를 꼽기도 했다.
지난해 『문학과 사회』 봄호에 실린 단편 ‘마음의 부력’은 주인공인 작은아들을 편애하던 어머니가 큰아들의 죽음 이후 읽기 시작한 성경 창세기 속 쌍둥이 형제에 관한 종교적 물음들을 가족의 현실에 엮어냈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의 권영민 주간 등 심사위원단은 4일 “소설적 구도와 성격 창조라는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인물 내면에 대한 정밀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에서 단편소설 양식의 전형을 잘 보여 주고 있다”면서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부채 의식과 죄책감이라는 다소 무겁고 관념적인 주제를 사회윤리적 차원의 여러 가지 현실 문제와 관련지어 소설적으로 결합해 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요절한 작가 이상(1910∼1937)을 기려 문학사상사가 1977년 만든 이상문학상은 지난해 1월 수상자로 결정된 김금희‧최은영‧이기호 작가가 계약 조건이 불공정하다고 수상을 거부하면서 수상자를 못 내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당시 작가들은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문학사상의 요구에 반발했다. 전년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까지 이를 비판하며 절필을 선언하면서 사태는 한 달 넘게 이어졌다. 결국 주최 측인 문학사상사가 공식 사과하며 논란이 된 계약 조건을 모두 수정했고 올해 새 수상자를 발표하게 됐다.

관련기사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