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부활 신호탄 쐈다, 빅3 4분기 15조 '수주 잭팟'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 한국조선해양

한국 조선업이 지난해 4분기 '수주 잭폿'을 터뜨리며 반등을 위한 기지개를 켰다.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를 앞세운 한국 조선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제조 기술력을 지렛대 삼아 원유운반선·컨테이너선 등으로 수주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 조선업은 2010년대 글로벌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 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다 반등했으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다시 하강 곡선을 그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는 지난해 4분기에만 139억 달러(약 15조원)를 수주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3분기까지 수주 가뭄을 겪은 걸 고려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4분기 석 달 동안 수주한 금액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액(70억 달러)의 2배에 달한다.

4분기 조선 빅3 수주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4분기 조선 빅3 수주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분기에만 55억 달러(약 6조원)어치 물량을 수주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55%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전체 수주액(55억 달러)의 82%인 45억 달러(약 5조원)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3분기까지 15억 달러에 그쳤지만, 4분기에만 39억 달러(약 4조원)를 따내 수주절벽에서 벗어났다.

4분기 조선 빅3 수주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4분기 조선 빅3 수주액.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4분기 기대 이상의 호(好) 실적을 낸 덕에 3사는 지난해 총 209억 달러(약 23조원)를 수주했다. 수주 잔량은 632억 달러(약 70조원·2020년 말 기준)에 이른다. 수주 잔량만 보면 2019년 말(730억 달러)보다 100억가량 달러 줄었지만, 적어도 내년 일감은 확보해 놓았다.

고부가가치 LNG선 90% 싹쓸이   

4분기 호성적의 원동력은 단연 LNG 운반선이다. 척당 단가 약 2000억원 이상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은 한국의 독무대나 마찬가지다.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전 세계에서 발주한 대형 LNG 운반선 중 한국은 80% 이상을 가져갔다. 지난달 특히 LNG 운반선 수주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연간 점유율은 90%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LNG 운반선뿐 아니라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의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단 점도 고무적이다. 한국 조선업은 이들 선박에 LNG 이중 연료 추진 장치를 달아 수주에 뛰어들고 있다. 이중 연료 추진 장치를 달면 디젤뿐 아니라 벙커C유와 LNG도 병행해서 쓸 수 있다. 올해 세계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 등의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선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장치다. 연료 효율도 기존 선박보다 20~30%가량 높다. 관련 기술력은 한국 조선업체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유럽지역 선사와 LNG 이중 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올해 조선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카타르 프로젝트 본계약이다. 업계에선 카타르 국영 석유사 QP는 올해 대규모 LNG 운반선을 발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국 조선 빅3는 카타르와 본계약 전 '슬롯 (도크 확보)'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중 40~60척 발주가 예상된다"며 "2분기 LNG선을 시작으로 3분기엔 벌크·탱커선 등도 정상화 궤도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산업연구원은 '2021년 주력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조선업 수출은 지난해보다 2.2% 증가한 202억 달러(약 22조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도 지연된 선박 수출이 상반기에 몰리면서, 올 상반기 수출은 6.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덕에 올해 조선업 전체 생산량은 967만CGT(표준화물선 환산 t)로 지난해(873만CGT)보다 10.8%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관련기사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