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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사골보다 등심”…코로나에 '금값'된 소띠 해 한우 가격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 시장에 진열한 한우. 뉴스1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 시장에 진열한 한우. 뉴스1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 해를 맞아 국민 먹거리 중 하나인 한웃값 추이가 관심을 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다.

소고깃값은 올해도 금값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도 먹고 싶다면 국거리용 양지ㆍ사골보다는 구이용 등심ㆍ채끝살의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3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초 연구원은 ‘농업전망 2020’에서 공급과잉에 따라 한우 연평균 도매가격이 ㎏당 1만7137원으로 전년 대비 4.6% 내린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변수로 등장했다. 지난해 1~11월 한우 연평균 도매가격은 ㎏당 1만9917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2% 올랐다. 지난해 3~8월 연속 가구당 한우 평균 구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상승한 탓이다.

다만 오름폭은 부위별로 격차가 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한우 부위별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가정 내 소비가 많은 불고기ㆍ국거리용 설도ㆍ양지ㆍ우둔 부위는 같은 기간 각각 13~15.8% 상승했다. 반면 외식 소비가 많은 등심ㆍ채끝살의 경우 12월 한 달간 ㎏당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9.6%, 6% 상승해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밖에 나가 음식을 사 먹는 수요가 줄어든 여파로 분석된다.

특히 집에서 끓여 먹는 수요가 많은 사골은 2019년 12월 ㎏당 2290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같은 달 ㎏당 4000원을 넘겼다. ㎏당 1500원 중반 수준이었던 잡뼈 가격도 ㎏당 1000원가량 올라 각각 상승률 76.6%, 56.5%를 기록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수도권 거리 두기 강화에 따라 5인 이상 모임 금지, 방역 생활화로 외식 업소 매출이 줄어든 반면, 가구 소비가 늘었다”며 “연말 전통 소비 특수를 누려왔던 구이용 부위 소비가 주춤하거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연초엔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비대면 판매 확대 ▶명절 선물세트 선호 등 수요로 지난해 값이 많이 오른 한우의 인기가 여전할 전망이다. 전국한우협회가 최근 한우 농가 3297곳을 설문해 올해 한우 가격을 전망한 결과 “㎏당 2만 원 선 유지(42.3%)”가 가장 많았다. “하락세(37.9%)”가 뒤를 이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 19 여파가 상당 기간 지속할 만큼 국거리ㆍ불고기 등 정육 부위 소비와 부산물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1970년 1.2㎏→1980년 2.6㎏→2010년 8.8㎏→2019년 13㎏으로 꾸준히 늘었다. 한우 소비량도 2010년 3.1㎏에서 2019년 4.1㎏으로 증가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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