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황제'도 못 피한 코로나, 래리 킹도 투병 중

중앙일보

입력 2021.01.03 13:55

업데이트 2021.01.11 17:11

CNN 간판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이 코로나19 투병 중이다. 멜빵과 검은 뿔테는 그의 상징. [래리 킹 트위터]

CNN 간판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이 코로나19 투병 중이다. 멜빵과 검은 뿔테는 그의 상징. [래리 킹 트위터]

미국의 전설적 '토크 쇼 황제' 래리 킹(87)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병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CNN은 이날 킹의 가족 지인을 인용해 "킹이 캘리포니아주 세다스시나이메티컬센터에 일주일 이상 입원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족도 병원의 방역 수칙 때문에 그를 만나지 못한다고 CNN은 전했다.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고졸 출신인 그는 1985년부터 25년간 CNN에서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토크쇼의 전설로 군림했다.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 운동선수, 평범한 시청자 등 4만여 명을 인터뷰했다. 넬슨 만델라와 토니 블레어 등 세계 지도자부터 모니카 르윈스키, 패리스 힐튼 같은 인물도 그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토크쇼 진행의 비결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을 꼽았다. 시청자들이 직접 전화로 질문할 기회도 마련하며 토크쇼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멜빵'과 '검은 뿔테'는 그의 상징이 됐다.

래리 킹이 지난 5월 '안전하게 지내세요 친구들'이라고 올린 트윗. [래리 킹 트위터]

래리 킹이 지난 5월 '안전하게 지내세요 친구들'이라고 올린 트윗. [래리 킹 트위터]

킹은 지난 2011년 중앙일보 고(故) 김영희 대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비결은 인터뷰에서 '나'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슨 말을 할지 사전에 조율하지 않는다"며 "'나'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순간, 중요하지 않은 내 의견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는 "호기심이 있어야 좋은 인터뷰를 할 수 있다"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바로 묻곤 한다"고 했다.

킹의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켜진 건 처음이 아니다.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았던 그는 87년 심장마비 증세로 심동맥 수술을 받았다. 2017년엔 폐암을 진단받았고, 그로부터 2년 뒤엔 협심증으로 또 심장 수술을 했다.

킹은 첫 심장 수술을 한 이듬해인 88년엔 아들과 함께 '래리 킹 심장재단'을 설립했다. 수천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심장 검사와 수술을 지원했다. 그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조지워싱턴대학에 장학 재단을 세우고 100만 달러(약 10억 원)를 기증하기도 했다.

래리 킹의 첫 라디오 방송 당시 모습. [출처 래리 킹 인스타그램]

래리 킹의 첫 라디오 방송 당시 모습. [출처 래리 킹 인스타그램]

킹은 지난해 두 자녀를 앞세우는 참척(慘慽)의 아픔을 겪었다. 아들인 앤디 킹(65)은 지난해 7월 심장마비로, 딸 차이아(52) 킹은 폐암으로 같은해 8월에 사망하면서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아이들을 먼저 보내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어떤 부모도 자식을 앞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아픔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보내준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에 감사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고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오른쪽)가 지난 2011년 워커힐호텔에서 래리 킹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 안성식 기자

고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오른쪽)가 지난 2011년 워커힐호텔에서 래리 킹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 안성식 기자

이런 킹 본인이 병상에 누웠다는 소식에 많은 셀럽들도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종군기자로 유명한 CNN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래리, 어서 회복하길 바라요"라는 응원 트윗을 올렸다. 미국의 유명 앵커 키스 올버먼(62)은 "마음이 아프다"며 "킹은 가장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응원 메시지를 올렸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