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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사면 보조금 반토막? 2021 전기차 지원 정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테슬라 모델3.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1만대 이상 팔렸다. 사진 테슬라 코리아

테슬라 모델3.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1만대 이상 팔렸다. 사진 테슬라 코리아

업계와 소비자가 예의주시하던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6000만원 이상 전기차에 대해선 책정된 보조금의 50%만 지급하고, 9000만 이상 고가 차는 주지 않는다. 분기점에 된 '6000만원 차'는 지난해 한국 시장을 지배한 테슬라 모델3가 해당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모델3 인기 트림인 '롱 레인지'는 6479만원이다. 또 현대·기아차가 상반기부터 선보일 신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전기차 보조금 얼마?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2021년 전기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전비(전기차 연비)와 저온 주행 거리가 우수한 차량에 가산점(계수)을 부여하고 인센티브를 준다는 게 골자다. 연비 보조금(최대 420만원)과 주행거리 보조금(280만원)을 합해 최대 700만원, 여기에 이행 보조금(최대 50만원)과 에너지효율 보조금(최대 5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또 가격별 차등을 둬 6000만원 이하 차는 100% 지급하는 반면 6000만~9000만원은 50%, 9000만원 이상 차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지난해 현대·기아·한국GM·르노삼성과 테슬라 등 전기차 9종의 국고 보조금 평균은 776만원(지자체 별도)이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개정안에 따른 신규 방식을 적용하면 대당 100만원가량 내려갈 것으로 추산했다. 지자체 보조금(국비의 약 50%)을 더하면 승용 전기차의 전체 보조금은 약 1100만원 선이다.

현대차 독점, 전기 트럭 2만5000대 보급   

현대차 포터 전기트럭. 지난해 내수에서 8000대 이상 팔렸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 포터 전기트럭. 지난해 내수에서 8000대 이상 팔렸다. 사진 현대차

예고 안에 따르면 중앙 정부의 보조금 관련 전체 예산은 1조500억원으로 지난해(8188억원, 추경 포함)보다 28% 늘었다. 환경부는 차종별로 배정된 예산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승용 전기차 5250억원, 전기 트럭에 4000억원이 각각 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승용 7만5000대, 전기 트럭 2만5000대 보급이 목표다. 환경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안에 확정 고지할 계획이다.

올해 보조금 정책은 승용차보단 전기 트럭에 무게가 쏠린다. 전기 트럭 2만5000대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생산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이다. 때문에 '정부의 전기 트럭 보급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소상공인 지원 등의 이유를 들어 전기 트럭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전기 트럭의 대당 국고 보조금은 1600만원(지자체 별도)으로 지난해보다 200만원 줄어든다.

전기 트럭 생산 업체는 현대·기아차뿐이라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과 기아차 봉고 EV는 지난해 11월까지 누적(1~11월) 판매 1만3000여 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실적을 합하면 1만5000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하반기 추경을 통해 확보한 보조금 예산을 전기 트럭에 몰아준 덕을 봤다.

테슬라 모델3. 사진 테슬라

테슬라 모델3. 사진 테슬라

이번 안은 유럽·중국의 전기차 지원 방식을 혼용한 것이다. 독일은 4만 유로(약 5300만원) 이하 전기차에 대해서 보조금 4000유로(약 500만원)를 준다. 프랑스는 6만 유로 이하가 대상이다. 중국은 가격대별 상한선과 차량의 전비(電費·전기차의 연비) 등을 따져 지급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가격별 차등 방식은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6000만원 이상 차에 대해 절반을 지급하는 방법도 향후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6000만 원대 전기차다. 정부 보조금이 반 토막 나면 소비자는 그만큼 차 값을 더 부담해야 하고, 완성차업체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당장 판매에 영향을 끼친다. 지금 판매 중인 차 중에선 테슬라 모델3가 5479만~7479만원(홈페이지 게시 가격)으로 이 가격대에 해당한다. 특히 모델3 중 가장 많이 팔린 롱 레인지 트림은 6479만원으로 간당간당하다. 환경부 행정 예고에 따르면 보조금 지급 기준이 되는 '차량 가격'은 부가세를 제외한 공장도 가격에 개소세(5%)와 교육세(개소세의 30%)를 더한 금액이다. 업체가 홈페이지에 올린 금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차량 가격'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5000만원' 아이오닉5는 안심?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차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차

앞서 테슬라는 해외 시장의 보조금 정책을 따라 전략적 선택을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량을 30만 위안(약 5000만원) 이하로 제한하자 모델3 출고가를 32만 위안에서 29만 위안으로 10% 내렸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테슬라는 계속 배터리 가격을 낮추고 있어 가격 인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온 테슬라의 행태를 볼 때 변함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2019년 8월, 모델3가국내 출시할 당시 롱 레인지는 6239만원이었다.

현대차는 상반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을 적용한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 업계에 따르면 예상 가격은 5000만원 안팎으로 보조금 제한선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JW(프로젝트명)는 6000만~9000만원으로 제한선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코나 일렉트릭(현대차)과 니로EV(기아차)도 출고가격이 4000만 원대라 이와 무관하다.

한편 올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9000만원 이상 고가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S·X를 포함해 벤츠 EQC, 아우디 e-트론, 재규어 I-페이스 등이 있다. 하지만 연간 판매 대수가 1000대가 채 안 되는 데다, 법인 구매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보조금 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예상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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