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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every cloud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18호 31면

진짜 영어 1/2

진짜 영어 1/2

긴 문장을 짧게 줄인 형태가 숙어로 굳어진 말들이 있다. every cloud가 그런 경우다. 원래 문장은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모든 구름은 실버 라이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해도 좋은 면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엔 그냥 every cloud라고만 해도 같은 뜻으로 통한다.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이란 구름의 가장자리, 혹은 구름 가장자리로 새어 나오는 빛을 말한다.

‘The Phrase Finder’(www.phrases.org.uk)에 따르면 이 말의 기원은 영국 시인 존 밀턴의 1634년 작품 ‘코무스(Comus)’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에 ‘검은 구름이 실버 라이닝을 드러낸다(there does a sable cloud turn forth her silver lining)’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후 많은 이들이 어려움 속에 숨은 희망이라는 의미로 실버 라이닝을 썼다.

1800년대 패니 펀(Fanny Fern)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쓴 글 가운데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으로 시작하는 에세이도 있다. ‘모든 밤이 지나면, 비록 길고 어두운 밤일지라도, 금빛 아침이 온다’며 어려움 속에서 진정한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격려하는 내용이다.

every cloud는 일상에서도 많이 쓰인다. ‘나는 경기에서 이기지는 못했지만, 모든 훈련을 마친 후 기분이 좋았다. 나쁜 일에도 좋은 면은 있는 법이니까’라고 하려면 ‘Even though I didn’t win the race, I feel great after all the training. Well, every cloud!’라고 하면 된다.

긴 문장을 줄여 쓰는 또 다른 말 중에 ‘Don’t count your chickens’(닭을 세지 말라)가 있다. ‘Don’t count your chickens before they hatch’를 줄인 말이다. 알이 부화해서 닭이 되기 전에는 닭을 미리 세지 말라, 즉 어떤 좋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에 미리 축하하지는 말라는 의미다.

2021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맞는 새해는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언제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효과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부화도 하지 않은 닭을 세는 건 섣부른 짓이다. 구름 뒤 숨은 밝은 태양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스스로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준비해야겠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Jim Bulley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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