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적어, 사상 최악 전세대란 온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1.02 00:02

업데이트 2021.01.02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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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호 06면

[SUNDAY 진단] 부동산 잡힐까, 오를까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지구 예정지. [연합뉴스]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지구 예정지. [연합뉴스]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부동산시장’. 지난해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정부가 7번의 대책을 내놨지만 무용지물이었다. KB국민은행 통계로 연간 8.35% 올랐는데,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무주택자의 ‘패닉바잉(공포 매수)’이 이어졌고, 느닷없이 등장한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에 임대차시장은 폭발했다. 올해는 어떨까. 대표적 시장 전문가로 꼽히는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에게 전세난 등 올해 부동산시장을 관통할 6개 키워드에 대해 물었다. 김 소장은 ‘빠숑’이란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인기 유튜버다. 그의 유튜브 채널 ‘빠숑의 세상답사기’의 구독자는 11만1000명에 이른다. 양 소장은 『사야 할 아파트, 팔아야 할 아파트』(2018), 『나의 꿈 월세로 천만원 벌기』(2015)의 저자로 부동산 컨설턴트·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연구소장
공급 부족에 대기 수요 등 여전
서울 외곽 주택 지금이라도 사야
역세권 민간 땅 많아 개발 어려워

양지영 R&C연구소장
보유세 부담 커져 매물 내놓을 것
3기 신도시 물량 절반이 공공임대
내 집 마련, 상반기 상황 보고 결정

1 영끌·패닉바잉

김학렬 스마트튜브 연구소장. 김현동 기자

김학렬 스마트튜브 연구소장. 김현동 기자

▶김학렬 소장=일부 지역에선 지난해보다 더 심한 패닉바잉이 나타날 수 있다. 전셋값이 올해에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름폭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전셋집 자체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세입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많지 않다. 아파트에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등)로 옮기거나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옮기거나 집을 사야 한다.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이 올해에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공급 부족,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시장엔 대기 수요도 적지 않다. 정부 정책도 계속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지방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올해도 집값은 오른다.

▶양지영 소장=패닉바잉이 나타나는 이유는 임대차 시장 불안 등의 원인이 크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한몫 한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집값이 줄기차게, 너무 많이 올랐다. 선뜻 집을 사기엔 망설여질 정도인데,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 등으로 올해는 (상승세가) 멈추거나 내릴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할 것 같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해처럼 무차별적인 패닉바잉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시장에 대기 수요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수요보단 공급(매물)이 늘면서 상승세가 멈출 것 같다. 지난해에도 종부세가 많이 늘었는데, 올해엔 더 부담이 커진다. 세금 때문에 집을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주택자나 법인 소유 주택이 대거 매물로 나오면 결국 시장에 공급이 늘어 집값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올해 종부세가 대폭 오른다. 2주택자는 종부세율이 지난해보다 0.1~0.3%포인트,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세율이 0.6~2.8%포인트 오른다.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해서는 2주택 이하는 3%, 3주택 이상은 6% 세율을 일괄 적용한다.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적용비율도 지난해 90%에서 95%로 인상하고, 공시자격 자체도 오른다. 올해부턴 또 분양권이 주택 수에 포함돼 양도세가 무거워지는 등 보유세 뿐 아니라 거래세 부담도 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2 보유세

▶양 소장=종부세 납부 대상일인 6월 1일 이전까지 종부세 회피 매물이 계속 나올 텐데, 결과적으로 이 매물이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 같다. 매물은 느는데 수요는 준다. 대출 규제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매물이 소화되지 않고 쌓이기 시작하면 패닉바잉이 잦아들고, 집값 상승세도 멈출 것으로 본다. 지방 일부 지역에선 집값 하락폭이 꽤 클 것 같고, 강남 등 서울 인기 지역도 매물 적체를 피하기 힘들 것 같다.

▶김 소장=보유세 부담이 확 커지는 건 사실이고, 이에 따른 보유세 회피 매물이 나오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시장에서 소화하기 힘든 정도까진 아니라고 본다. 팔거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등 많은 다주택자가 이미 움직였다. 시장에 대기 수요도 많다. 매물이 적체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양지영 R&C연구소장. 신인섭 기자

양지영 R&C연구소장. 신인섭 기자

3 전세난

▶김 소장=올해에는 더 심각해 질 것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계약 시점이 돌아올 텐데 입주 물량은 없고, 기존 전세 물건도 유통이 안 된다. 정부는 ‘전세 총량엔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신규 임대차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계산이다. 임대차 2법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올해 사상 최악의 전세난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임대차 2법을 없애야 한다.

▶양 소장=김현미 전 장관의 말처럼 집이 빵이라면 밤새 만들어내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올해에도 전세난은 이어진다. 더구나 서울은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2만8800여 가구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내년엔 또 절반으로 준다. 전세는 정말 답이 없다.

4 사전청약

▶양 소장=3기 신도시 또한 패닉바잉을 잦아들게 할 요인인데, 정부 의도대로 매매 수요를 붙들어 두는 효과는 분명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3기 신도시 물량의 절반 정도가 공공임대인데 이는 지금 시장에서 원하는 주택 형태는 아니다.

▶김 소장=사전청약이 문제가 아니라 3기 신도시 전체를 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3기 신도시에서 약 2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인데, 지난해 말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청약 때 1순위에만 50만 명이 접수했다. 하남시 감일지구 청약자도 20만 명을 넘었다. 그만큼 주택 수요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3기 신도시 물량이 결코 적은 물량은 아니지만, 집값을 잡기엔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정부가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도심에서의 공급을 늘린다는 데 말이 안되는 소리다. 역세권 땅은 거의 대부분 민간 소유인데, 주인들이 땅을 내놓겠나? 특히 이런 요지 땅은 권리관계가 복잡한 예가 많다(예컨대 땅 주인이 여럿이거나,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 개발이 쉽지 않다. 결국 변두리의, 누구도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지역에서나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5 변창흠 장관

▶김 소장=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바뀌었지만,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에 변 장관의 임기는 사실상 올해 1년이다. 1년이면, 중·장기적인 대책은 내놓을 수 없다.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본다. 그리고 변 장관 자체가 문 정부의 정책 계승자여서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

▶양 소장=기존 정책을 좀 뒤집어야 할 시점인데, 변 장관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되레 규제를 강화해 시장을 더 복잡하게 할 것 같다. 변 장관이 추진 중인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는 그냥 공공임대여서 시장이 원하는 주택 공급과도 거리가 멀고, 김 소장 말씀처럼 시간도 없다.

6 무주택자

▶김 소장=전세난이 이어진다고 보면 결국 기존 전셋값 수준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을 눈여겨보는 게 현실적인 해답이다. 결국 서울과 접해 있고,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도로·전철 등의 기반시설을 갖춘 수도권이다. 지난해 좀처럼 집값이 오르지 않던 김포·고양(일산)·파주시 집값이 오른 것도 이 때문인데, 올해 사상 최악의 전세난 가능성이 큰 만큼 이런 지역을 찾아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게 현명해 보인다.

▶양 소장=올 상반기 시장 흐름을 지켜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세금 회피 매물이 꾸준히 나온다면 집값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이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 좋아 보인다. 지역은, 강남이라면 좋겠지만 다 강남 집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손에 쥐고 있는 현금을 기준으로 집값에 맞춰 정해야 한다.

황정일 기자, 사진=신인섭·김현동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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