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사적 승리”, 바이든 “고통의 해”…엇갈린 美 ‘코로나 신년사’

중앙일보

입력 2021.01.01 16:51

업데이트 2021.01.01 19:08

“모두 내가 과장한다고 했지만, 결국 연내 백신 도입을 해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고통과 상실의 한 해였다. 이제 새로운 희망으로 채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오는 20일 미국의 정권 교체를 앞두고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이 내놓은 신년사의 메시지는 이처럼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에 맞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한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2020년을 ‘고통과 상실의 해’로 규정하고 자신이 집권할 새해의 희망을 얘기했다. 유일한 공통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주제였다는 것이다.

시진핑 “전염병과 싸우는 서사시 써”
스가 “도쿄올림픽 확실히 준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4분45초 분량의 영상을 올려 신년사를 전했다. 그는 “2020년 우리는 함께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지 못한 진정한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며 이어 “팬데믹 전 우리는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이룩했다”고 마무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같은 날 ABC방송 새해맞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더 강력하게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설 것을 권유했다.

‘코로나 극복·경제 회복’ 자평한 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세계 주요국 가운데 먼저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세계 주요국 가운데 먼저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다른 주요 정상들의 신년사 주제 역시 코로나19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만큼이나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국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신년사를 발표한 시 주석은 “코로나19에 직면해 우리는 인민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류애로 전염병과 싸우는 서사시를 썼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 개발 업적을 두고선 “2020년은 전면적 샤오캉 사회(의식주 걱정 없는 사회)를 건설하는 역사적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0조위안(약 1경6720조원)의 새로운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또 2021년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임을 언급하며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새로운 장정이 시작될 것이다. 반드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SNS 등을 통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시 주석은 이날 특별한 문제 없이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나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 각국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특히 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이 의도적으로 발병 사실과 규모를 은폐했다는 의혹과 책임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처음 퍼진 우한을 취재한 시민기자에 최근 징역형이 선고되자 각국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중국 공산당은 당의 공식 노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맹비난했다.

올림픽 개최 절박한 日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일 연두소감에서 도쿄올림픽 개최 결의를 재차 밝혔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일 연두소감에서 도쿄올림픽 개최 결의를 재차 밝혔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총리 부임 후 첫 연두 소감을 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승부수로 띄웠다.

스가 총리는 1일 “(올림픽을) 올해 여름, 세계 단결의 상징이 되는 대회로 개최할 것”이라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지난해 7월 개최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7월로 1년 연기됐다.

그러나 당장 6개월 뒤에 열리는 올림픽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크다. 하루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며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다. 특히 도쿄도에선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1천명대를 기록하며 긴급사태 선언을 정부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 올림픽 개최를 위한 대부분의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추가 연기가 이뤄질 경우 경제적 손실이 연간 6400억엔(약 7조 3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가까운 이웃 국가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임자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지난해 연두 소감에서 밝힌 전력(戰力)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화이자 백신 접종을 사흘 앞둔 5일(현지시간) 영국 크로이던 대학병원에서 백신 보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장비의 내부 온도가 영하 68.8도로 표시돼 있다. [AP=연합뉴스]

화이자 백신 접종을 사흘 앞둔 5일(현지시간) 영국 크로이던 대학병원에서 백신 보관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장비의 내부 온도가 영하 68.8도로 표시돼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유럽 각국에서도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비쳤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련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라며 “고난 앞에서 물러서지 말고 공동체를 돌보고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가지는 것이 현재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권 15년 차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퇴임 전 마지막 신년사를 전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메르켈 총리는 “올 한해처럼 힘들고 무거운 해는 없었다”며 “역사적으로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해준 국민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경제 관계 협상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완전히 EU와 결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로) 우리는 자유를 손에 넣었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건 우리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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