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윤제균‧류승완 등 명장의 귀환…새해엔 볼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01.01 11:00

업데이트 2021.01.04 10:23

윤제균 감독이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 동명 뮤지컬에서 안중근 역할을 맡아온 정성화(사진)가 싱크로율 높은 주연에 나섰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윤제균 감독이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 동명 뮤지컬에서 안중근 역할을 맡아온 정성화(사진)가 싱크로율 높은 주연에 나섰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끝내 6000만 고지를 못 넘었다. 코로나19가 덮친 지난 2020년 영화관 총 관객수는 5952만명.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최저치다. 새해 극장가도 장담할 수 없다. 영화사들로선 제작비가 100억원을 훌쩍 넘는 대작들을 얼어붙은 극장에 내놓기도, 이미 해를 넘긴 작품들을 무한정 묵혀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개봉일정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올해 안에 개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단서를 내건 영화사들의 신작 라인업을 입수했다. 코로나19로 2년 치가 몰려서일까. 반가운 명장들의 복귀작이 여느 해보다 풍성하다. 주목할 만한 신작 10편을 소개한다.

명감독 10인의 반가운 새해 복귀작
박찬욱·김태용·김한민·윤제균·이준익
연상호·나홍진·류승완·임순례·한재림

박찬욱의 탕웨이 VS 김태용의 탕웨이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헤어질 결심' 주연을 맡은 중국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헤어질 결심' 주연을 맡은 중국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은 새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돌아온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아가씨’로 대형신인 김태리를 탄생시킨 뒤 5년 만이다. 이번 영화 주연엔 중국 연기파 스타 탕웨이와 박해일이 낙점됐다. 산에서 변사 사건이 벌어지며 시작되는 영화에서 각각 사건 사망자의 미스터리한 미망인 서래와 그에게 흔들리는 예의 바르고 청결한 형사 해준을 연기했다.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을 함께한 오랜 파트너 정서경 작가가 박 감독과 함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했다.
탕웨이는 남편인 김태용 감독의 SF 로맨스 ‘원더랜드’도 출연한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전작 ‘만추’(2011) 이후 김 감독에겐 10년만의 상업영화 복귀작이다. 김 감독이 각본을 겸한 이번 영화는 더는 볼 수 없게 된 사람을 인공지능 화상통화로 만나게 해주는 가상세계 원더랜드를 무대로, 연인이 식물인간이 된 20대 여성, 아내와 사별한 40대 남성의 사연이 뒤얽힌다. 캐스팅도 호화롭다. 탕웨이‧공유가 40대 부부, 박보검‧배수지가 20대 커플을 연기하고, 정유미‧최우식은 원더랜드의 ‘조정자’ 역을 맡았다. 공포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휴먼 드라마 ‘가족의 탄생’, 멜로 ‘만추’ 등 장르를 넘나들며 혈연‧죽음을 뛰어넘은 인연을 그려온 김 감독이 SF를 만나 어떤 변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김한민의 이순신, 윤제균의 뮤지컬, 이준익의 브로맨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전후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 촬영 현장에서 주연 배우 정성화(왼쪽부터)가 윤제균 감독과 의논하고 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전후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 촬영 현장에서 주연 배우 정성화(왼쪽부터)가 윤제균 감독과 의논하고 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사극 대작의 변주도 다채롭다. 천만영화 ‘해운대’ ‘국제시장’의 흥행사 윤제균 감독은 독립투사 안중근(1879~1910)을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을 들고 온다. 서거 110주기를 맞은 지난해 여름 개봉하려다 코로나19로 일정이 밀렸다. 영화는 2009년 초연된 동명 뮤지컬이 토대다.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해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시점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담아냈다. 뮤지컬 초연부터 안중근을 연기한 배우 정성화가 영화도 주연을 맡았다. 배우 김고은이 명성 황후의 죽음을 목격한 조선의 마지막 궁녀, 나문희가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으로 합류했다.
김한민 감독은 1761만 관객을 동원해 역대 흥행 신기록을 세운 영화 ‘명량’(2014)에 이어 ‘한산: 용의 출연’ ‘노량’을 ‘신과함께’처럼 동시 제작해 이순신 해전 3부작을 완성한다. ‘한산’은 명량대첩 5년 전인 임진왜란 초기, 왜군과의 첫 번째 해상 전면전 한산해전을 좇았다. ‘명량’의 최민식에 이어 ‘한산’의 고뇌하는 젊은 이순신 장군은 박해일, ‘노량’에서 임진왜란 마지막 해전에 나선 이순신 장군엔 배우 김윤석이 낙점됐다.

이준익 감독의 흑백 영화 '자산어보' 포스터. 배우 설경구(위부터)와 변요한이 각각 조선 학자 정약전과 출세를 꿈꾸는 청년 어부 창대를 연기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이준익 감독의 흑백 영화 '자산어보' 포스터. 배우 설경구(위부터)와 변요한이 각각 조선 학자 정약전과 출세를 꿈꾸는 청년 어부 창대를 연기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왕의 남자’ ‘사도’의 사극 장인 이준익 감독은 ‘동주’를 잇는 흑백 시대극 ‘자산어보’를 선보인다.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설경구)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유배된 흑산도에서 조선 어류학서『자산어보』를 집필하는 이야기다. 정약전이 바다를 훤히 아는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의 글공부를 도우며 서로의 스승이자 벗으로서 신분 초월 우정을 나누는 드라마가 중심이다.

연상호‧나홍진…공포 귀재의 귀환

‘부산행’을 잇는 좀비물 ‘반도’로 지난여름 코로나 속 381만 관객을 모은 연상호 감독은 두 편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주술로 되살리는 한국식 좀비 ‘재차의’를 다룬 오컬트 스릴러 ‘방법: 재차의’(가제)다. 지난해 그가 각본을 맡은 tvN 드라마 ‘방법’의 영화판으로, 살인사건의 범인이 되살아난 시체로 밝혀지며 전직 기자와 방법사가 뒤쫓는단 내용이다. 드라마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 주연 엄지원‧정지소가 다시 뭉쳤다. 연 감독은 자신의 동명 웹툰이 토대인 넷플릭스 6부작 공포물 ‘지옥’의 연출도 맡는다.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 고지를 받은 사람들이 저승사자에게 갈기갈기 찢기거나 태워져 죽지 않으려고 도망치게 되는 하드고어 호러로, 배우 유아인‧박정민‧김현주 등이 출연한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6부작 공포물 '지옥' 출연진. [사진 넷플릭스]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6부작 공포물 '지옥' 출연진. [사진 넷플릭스]

“뭣이 중헌디”란 명대사로 687만명을 떨게 했던 ‘곡성(哭聲)’(2016)의 나홍진 감독도 돌아온다. 이번엔 연출작이 아닌 기획‧제작‧원안에 참여한 태국 호러 ‘랑종’(가제)을 통해서다. 연출을 맡은 태국 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은 데뷔작인 공포영화 ‘셔터’(2005)로 주목받은 뒤 코믹 호러 ‘피막’으로 태국 최초 1000만 관객 흥행을 달성한 태국 영화계 스타다. 이번 영화는 샤머니즘 소재로, ‘랑종’은 태국말로 영매란 뜻이다.

올해는 꼭 만나요, 류승완‧임순례‧한재림 블록버스터

명감독, 명배우의 만남만으로 기대되는 작품들도 있다. 먼저, 지난해부터 주목받아온 류승완 감독의 150억원대 대작 ‘모가디슈’다. 1990년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된 남과 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목숨 건 탈출 실화를 담았다. 김윤석‧조인성‧허준호 등이 코로나19 전 모로코 로케이션 촬영을 마쳤다. ‘베를린’에서 첩보 액션을 맛보인 류 감독이 더 앞선 시대의 첩보전 묘사에 나섰다.

임순례 감독, 황정민, 현빈이 호흡 맞춘 중동 무대 대작 '교섭' 포스터.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임순례 감독, 황정민, 현빈이 호흡 맞춘 중동 무대 대작 '교섭' 포스터.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이 여성 감독으로선 처음 100억원대 대작을 연출한 ‘교섭’은 중동 지역에 납치된 한국인 구출을 그린 영화다. 황정민이 외교관, 현빈이 국정원 요원으로 만나 지난해 7~9월 코로나19를 뚫고 자가 격리 기간을 지켜 요르단 로케이션 촬영까지 무사히 소화한 상태다. ‘관상’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순제작비 150억원대 항공재난영화 ‘비상선언’도 있다. 테러로 비상사태를 선언한 비행기를 무대로 송강호‧이병헌이 ‘JSA 공동경비구역’ ‘밀정’에 이어 각각 형사와 딸 아빠 역할로 다시 뭉쳤다. 장관 역의 전도연, 부기장 역 김남길, 승객 역의 임시완, 위기관리센터실장 역 박해준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신인 감독의 신작 중엔 제작진의 면면으론 ‘보호자’도 눈길이 쏠린다. 배우 정우성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주연을 겸해 김남길‧박성웅과 호흡을 맞췄다. 자신에게 남은 단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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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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