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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안전하지 않다"더니...K방역 심취한 文정부의 '백신 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거 뻥입니다!

지난 11월 17일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화이자와 모더나) 두 회사에서도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빨리 계약을 맺자고 오히려 그쪽에서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점검 영상회의에서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윤석만의 뉴스뻥]

하지만 터널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문 대통령 발언 3일 후인 지난 12일,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었습니다. 본격적인 3차 유행에 들어가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더욱 강화됐고 5인 이상 사적 모임까지 금지됐습니다. 여기에 정부는 서로 감시해 신고하는 포상 제도까지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국민이 희생하는 동안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한 건지 의문입니다.

화이자,모더나 "안전하지 않다" 국민 불안 조성해놓고…

12월 초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여러 나라가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는 30일 아시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요.

이들이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면역 효과가 95%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는 "이 백신들은 안전성 문제로 나중에 맞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가장 먼저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안전한 걸까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 효과는 75%입니다. 또 미국에서 아직 임상 3상이 통과되지도 않았고,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과 EU 승인은 언제 날 지 불투명합니다. 정부는 이런 백신을 내년 2~3월부터 접종한다고 합니다.

미국 FDA는 FDA일 뿐이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결정 과정을 따르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전혀, 절대, 네버 그렇지 않습니다. 면역 효과가 더 좋은 백신은 마치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놓고, 최고 권위 기관에서 승인이 안 된 백신은 접종 계획부터 세운 게 문제입니다. 구해 놓은 백신이 이것밖에 없으니, 일단 접종부터 하고 보자는 것처럼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6일 서울대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시행한 '코로나 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55.8%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성급히 코로나 백신 접종이 추진되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가을 독감 백신 사태처럼 또 접종 기피 현상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정부는 백신보다 'K 방역' 

감염병의 진정한 게임 체인저는 '백신'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올 한 해 동안 K 방역에 심취해 안일했습니다. 동남아 국가들에 K 방역 홍보로 8억원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화이자 백신을 받은 싱가포르와 확진자가 하루 열 명도 안 되는 태국과 베트남에 K 방역을 자랑한 겁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얼마 전 TV 담화에서 "팬더믹 초기부터 정부는 물 밑에서 조용히 백신 확보를 노력했다. 200여개 백신 개발사 중 유망 기업들과 끊임없이 대화했고, 백신 확보를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정보기관 모사드까지 동원해 백신을 받았고 지난 28일까지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자가 이스라엘이 5.86명으로 세계 1위입니다.

K 방역을 외칠 때 문 대통령도 물 밑에서 백신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 했다면 어땠을까요? 진정한 리더는 뒷짐 지고 앉아서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게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먼저 희생하고 솔선수범했을 겁니다.

윤석만의 뉴스 뻥

윤석만 논설위원의 본격 뻥 체크 프로.
가짜로 막힌 속을 진짜로 뻥 뚫습니다.

거짓뉴스의 시대 ‘찐진실’을 찾습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윤석만의 뉴스 뻥'.

정희윤 기자와 진짜뉴스를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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