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신 맞고 ‘셀피’올린 그리스 장관들…국민들 분노에 접종 중단

중앙일보

입력

2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한 대학병원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오른쪽ㆍ52) 그리스 총리가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한 대학병원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오른쪽ㆍ52) 그리스 총리가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의료진보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그리스 정부의 각료들이 ‘접종 셀카’를 SNS에 올려 국민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하나인 그리스에서는 1128명분의 1차 화이자 백신 접종이 지난 27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AP 통신은 이 가운데 백신을 먼저 맞은 일부 내각 장관들이 접종 후 자랑하듯 셀카를 개인 SNS에 게재해 공분을 샀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시키고자 총리와 대통령, 군 수뇌부 등 소수의 지도급 인사들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후 정부 고위 관료와 의회·정당 관계자들이 대거 추가돼 우선 접종 대상이 126명까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애초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거론된 의료진과 보건 분야 종사자들 일부는 백신 접종 순서에서 밀려났다.

좌파 성향의 야권 지도자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의사와 간호사 등은 내년 여름 끝 무렵에나 접종을 받을 처지인데 내각 장관들은 백신 셀피를 위해 줄을 서 있다”며 “이것(그들의 백신 우선 접종)은 상징이 아니라 특혜”고 비판했다.

민심이 악화하자 그리스 정부는 관료들에 대한 우선 접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정부 부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백신 셀피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고위 관료에 대한 상징적인 백신 접종은 그 의미를 잃어 더는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선 접종 리스트에 있는 정부 관료 126명 가운데 현재까지 이미 백신을 맞은 인원은 6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