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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합격' 일베 유저 다급한 사과에도…이재명 엄포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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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경기도 제공]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경기도 제공]

극단적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지속적으로 성희롱, 장애인 비하 발언을 쏟아낸 뒤,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주장한 네티즌 A씨와 관련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경기도가 A씨의 신원을 특정한 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엄정대응' 방침을 밝히자, A씨가 온라인상에 사과문을 올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논란 당사자, 해명·사과

30일 '디씨인사이드'에는 자신을 A씨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그동안 일베에 작성한 성희롱, 성폭행을 암시하는 글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이 사과문에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과거 A씨가 일베에 공무원합격을 인증하며 올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여러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며 "저는 여러분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모르고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큰 시련이 닥칠 줄은 몰랐다"며 "어머니한테 뭐라고 설명해 드려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했다.

논란 당사자인 A씨가 일베가 아닌 디씨인사이드에 올린 사과문. [커뮤니티 캡처]

논란 당사자인 A씨가 일베가 아닌 디씨인사이드에 올린 사과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그동안 일베에 수천 건의 글을 올리며 상습적으로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고 성희롱을 해 비난받았다. 지하철에서 장애인 사진을 뒤에서 몰래 찍은 다음 그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글도 작성했다. 여동생, 미성년자 여성 등의 사진과 함께 성범죄를 연상토록 하는 글도 수차례 작성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그는 이 사과문에서 "그동안 제가 올렸던 글의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공간 특성상 자신이 망상하는 거짓 스토리를 올리는 경우는 흔하다"고 했다.

靑 청원으로 논란 시작 

A씨와 관련한 논란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이 일베에서 활동하는 A씨를 지목하면서 불거졌다. 청원인은 A씨가 최근 7급 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했고, 그동안 일베에서 상습적으로 성희롱, 성폭행 등을 암시하는 글을 작성해 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A씨가) 미성년 여학생에게도 접근해 숙박업소로 데려간 뒤 부적절한 장면을 촬영해 자랑하듯 쓴 글을 5차례 이상 올렸다"고도 했다.

경기도가 해당 논란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 업무보고를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가 해당 논란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 업무보고를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 논란에 업무보고

해당 청원이 온라인상에서 주목받으며 A씨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경기도가 직접 신원 확인에 나섰다. 경기도는 그동안 A씨가 일베에 올린 나이와 학교 등 정보를 바탕으로 A씨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 따르면 논란 당사자 A씨는 '2020년 제2회 경기도공개경쟁임용시험'에 합격했다. 또, 경기도는 해당 인물에 대해 "성관계 자랑글 중 미성년이 포함돼 있어 성폭력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이 지사 측에 보고했다.

이 지사는 업무보고 문건을 공개하며 "(A씨 관련 논란이) 만일 사실이라면 도민의 대리인으로서 권한을 위임받아 도민을 위한 공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철저히 조사하여 사실로 확인되면 임용취소는 물론, 법적 조치까지도 엄정하게 시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경기도 인사과는 A씨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이 지사 측에 '신규임용후보자 관련 동향 보고' 문건을 만들어 보고하며 대응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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