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새해맞이 풍경까지 바꿔놨다. 제야의 종 타종,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사라지고 대신 가상현실(VR)·소셜네트워크미디어(SNS)를 통한 비대면 새해맞이가 진행된다.
31일 SK텔레콤과 서울시는 매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진행하던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VR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타종 행사는 1953년부터 지난해까지 67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됐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67년 만에 취소된 보신각 타종…VR로 집에서 듣는다
대신 VR을 통해 보신각의 전경과 종소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2020 제야의 종 VR관'을 운영한다. 1일 0시 서울시 홈페이지 내 가상공간에 접속하면 보신각 내부를 구석구석 관람할 수 있다. 이 영상은 별도의 VR 기기 없이 PC나 스마트폰으로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보신각 종소리는 SK텔레콤의 5GX 슈퍼노마 기술을 활용해 고음질로 복원했다. 총 33번 종을 울려 한해 마무리와 새해 시작을 알린다. 슈퍼노마 기술은 지난해 한·아세안정상회담에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복원해 선보인 바 있다.
유튜브·페이스북 등 SNS에는 사전 촬영한 보신각 종 영상과 과거의 타종 장면을 교차 편집해 내보낸다. 배우 이정재·김영철·박진희, 방송인 광희·김태균 등과 소상공인, 취업준비생, 뮤지컬 배우, 교사, 학생 등이 등장하는 코로나19 극복 응원 영상도 송출한다.
이어도·천왕봉 일출,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감상
코로나19로 전국 해넘이·해맞이 명소가 폐쇄됐지만 '해돋이 라방(라이브방송)'이 곳곳에서 진행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어도의 일출을 자체 유튜브 채널(On바다해양방송)로 생중계한다. 이어도는 마라도 남서쪽 149㎞에 위치한 수중 암초로, '천리 남쪽 바다 밖에서 파도를 뚫고 하얗게 솟아오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신비의 섬으로 불려왔다. 이어도의 새해 일출은 다음 달 1일 오전 7시37분으로 예상된다. 해양조사원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이어도 해돋이 광경을 실시간 중계한다.
유튜브 국립공원 채널(국립공원TV)과 지방자치단체 SNS에서 부산 해운대, 지리산 천왕봉, 경주 토함산 등 일출 명소의 해돋이를 생중계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