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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성수대교 참사 때 떴던 소방헬기, 문화재 된다

중앙일보

입력

문화재청은 31일 우리나라 최초 소방헬기인 '까치 2호' 등 근현대 소방유물 2점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사진은 '까치2호'가 2005년 6월 30일 퇴역식에서 항공대원들의 거수경례를 받는 모습. [사진 소방청]

문화재청은 31일 우리나라 최초 소방헬기인 '까치 2호' 등 근현대 소방유물 2점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사진은 '까치2호'가 2005년 6월 30일 퇴역식에서 항공대원들의 거수경례를 받는 모습. [사진 소방청]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목격하고 청와대와 119.112.교통방송등에 처음 신고한 시민은 출근길의 유해필(柳海必.42.선경증권 법인영업1부장)씨였다. 柳씨는 『자가용을 몰고 강북쪽에서 강남쪽으로 성수대교 두번째 난간을 지나 세번째 난간으로 막 진입하는 순간(오전 7시41분) 10m 앞에서 다리가 무너지면서 버스와 자가용들이 강물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응급구조가 필요하다고 판단, 카폰을 이용해 이곳저곳에 연락을 취했으나 헬기가 처음 뜬 것은 사고후 40~50분이 지나서였고 그것도 단 한 대뿐이었다』며 『대형사고때 대응조치를 취하는 체계에 구멍이 뚫려있다』고 개탄했다. 

1994년 10월21일 32명의 사망자와 17명의 부상자를 낸 성수대교 사고를 보도한 당일 중앙일보 22면 기사다(당시엔 석간). 다급하고 참담했던 상황을 증언하면서 ‘사고 후 40~50분이 지난 뒤 헬기 한 대가 처음 떴다’고 전하고 있다. 다른 기사는 소방대에 비해 군·경찰의 헬기 출동이 늦었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 헬기는 당시 활약 중이던 소방 헬기 까치 1·2호일 가능성이 크다. 까치 1·2호는 1980년 도입한 한국 최초의 소방 헬기로서 성수대교 붕괴사고(1994), 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와 같은 대형 사고에서 인명구조 작업 및 공중지휘 통제를 담당했다.

1980년 도입된 첫 소방헬기 중 까치2호 #"소방역사 중요한 유물" 등록문화재 예고

2005년 퇴역 시까지 화재진압·응급환자후송 등에 3000여 회 이상 출동하고 900여 명의 인명을 구조한 소방 헬기 ‘까치 2호’가 등록문화재가 된다. 함께 도입된 까치 1호가 1996년 추락해 폐기되면서 유일하게 남은 최초 소방헬기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31일 “헬기를 통해 핵심적인 인명구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으며 소방역사에 중요한 흔적을 남긴 역사적·사회적 가치를 지닌 유물”이라며 문화재 등록 예고를 알렸다.

1994년 성수대교 사고 당시 구조 헬기를 이용해 뒤집어진 버스를 들어올리는 모습. 기체에 '서울 001'이라 적힌 걸로 봐서 1996년 추락사고로 폐기된 까치 1호로 보인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까치 2호'는 1979년 까치 1호와 함께 도입된 우리나라 최초 소방헬기다. [중앙포토]

1994년 성수대교 사고 당시 구조 헬기를 이용해 뒤집어진 버스를 들어올리는 모습. 기체에 '서울 001'이라 적힌 걸로 봐서 1996년 추락사고로 폐기된 까치 1호로 보인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까치 2호'는 1979년 까치 1호와 함께 도입된 우리나라 최초 소방헬기다. [중앙포토]

문화재청이 31일 등록문화재로 예고한 '까치 2호'의 모습. 우리나라 최초 소방항공대인 서울소방항공대가 1979년 12월 처음으로 도입한 소방헬기 2대(까치 1·2호) 중 한대로 이후 이름이 '서울 002기', '서울 005호기' 등으로 바뀌며 2005년까지 활약했다.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31일 등록문화재로 예고한 '까치 2호'의 모습. 우리나라 최초 소방항공대인 서울소방항공대가 1979년 12월 처음으로 도입한 소방헬기 2대(까치 1·2호) 중 한대로 이후 이름이 '서울 002기', '서울 005호기' 등으로 바뀌며 2005년까지 활약했다. [사진 문화재청]

소방청 기록에 따르면 까치 2호는 총 2983시간45분 동안 비행하며 인명구조, 산불 등 화재진압, 공중통제, 산림방제 등을 수행했다. 1983년 12월 중구 다동 롯데빌딩 화재 현장에서 5명을, 1984년 9월 강동구 풍납동·성내동 수해 때는 630명을 구조하는 등 모두 942명의 목숨을 구했다. 특히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같은 해 12월 아현동 가스폭발, 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등 우리나라 재난사의 산증인으로 활약했다.

1979년 12월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까치 1·2호는 서울시가 이날 한국화재보험협회로부터 기증 받은 헬리콥터 1대와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대한항공에서 제작발주한 다용도 경헬리콥터 1대의 명칭이다. 신문은 이들 헬기 2대로 소방항공대를 편성, 진화작업에 활용할 것이라 전했다. 까치 1호 폐기 후 까치 2호는 '서울 002기', '서울 005호기' 등으로 이름을 바꿔 달며 활동하다 2005년 6월 30일 퇴역해 현재 서울보라매시민안전체험관에 전시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1950년대 국내 회사가 생산한 완용펌프 1점도 함께 등록 예고했다. 완용펌프는 수레에 싣고 인력으로 이동해 수동으로 소화수를 뿌리는 장비다. 전국에 남은 초기 완용펌프 4점 가운데 경기 안양소방서에서 관리해온 것이 원형이 잘 유지돼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다.

한편 문화재청은 기존에 예고했던 '군산 둔율동 성당 성당신축기 및 건축허가신청서' '경상남도립 나전칠기 기술원 양성소' '전남대학교 용봉관' 등 3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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