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로·따릉이 비켜나세요···따릉따릉 잘나가는 카카오T바이크

중앙일보

입력 2020.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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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경기 성남시 판교역 앞에 주차돼있는 카카오T바이크.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경기 성남시 판교역 앞에 주차돼있는 카카오T바이크.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공공자전거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카카오T바이크 등 사용자 편의를 앞세운 민간 공유자전거가 확산하면서다. 구독형 서비스 등으로 발전하고 있는 민간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공공 자전거의 운영 비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간에 밀리는 공공자전거
안산·고양 비용 부담에 운영 폐지
서울 따릉이도 2년간 적자 137억

카카오T·일레클 빠르게 잠식
편한 대신 이용료 비싼 게 숙제

30일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는 내년 말 공공자전거 서비스 ‘페달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페달로는 안산시가 2013년 도입한 공공자전거로 1553대가 운영 중이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안산시 보고서에 따르면 안산시가 공공자전거를 폐지키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운영 비효율이었다. 보고서는 “(정해진 거치대에서 빌리고 반납해야 하는)스테이션 방식으로 운영되는 페달로는 많은 예산이 들고 불편한 출발 및 반납 방식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폐지한다”고 밝혔다. 시가 꼽은 대안은 민간 공유자전거다. 안산시는 보고서에서 “지난 9월 500대 시범 도입한 카카오T바이크를 내년에 1000대 규모로 확대 운영하도록 해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교통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공유자전거로 갈아타는 움직임은 더 있다. 경기 고양시도 2010년부터 운영한 ‘피프틴’을 내년 5월 폐지한다. 대신 KT와 옴니시스템이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타조’(TAZO)를 내년 2월 선보인다. 타조는 지난 9월 수원시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양시 도로정책과 관계자는 “민간 공유자전거의 운영 효율이 더 높아, 공공자전거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국 공유자전거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전국 공유자전거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내 공공자전거 서비스는 2008년 창원시 ‘누비자’가 시작이다. 시민 호응이 좋아 전국으로 퍼졌다. 2009년 대전 ‘타슈’, 순천 ‘온누리’에 이어 2015년 서울시가 ‘따릉이’를 도입하며 대중화됐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공공자전거는 전국 69개 지자체, 4만9633대에 달한다. 지난해 대여실적은 3031만여 건이다. 2018년 말 서울시 공유정책 만족도 조사에서 따릉이는 93.9%로 만족도 1위였다.

하지만 수익성이 문제였다. 지자체 재정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요금은 저렴한데, 스테이션 방식이라 거치 시설을 유지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서울시 따릉이의 경우 지난해 84억 1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11월까지 적자 규모가 53억 6400만원이다. 안산시 페달로는 연 매출은 약 5억원인데, 유지 보수비만 연 19억원이다.

서울공유자전거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서울공유자전거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공자전거의 비효율을 파고드는 건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다. 선두주자는 카카오모빌리티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카카오T바이크는 카카오T 앱으로 아무데서나 빌리고 반납이 가능한 ‘도크리스(dockless)’ 방식이다. 택시-대리운전 등 다른 서비스까지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서울 송파·경기도 성남시 등 전국 8개 지자체에 약 6000여 대가 배치됐다. 쏘카의 자회사 일레클도 서울과 세종시 등 7개 권역에서 2000여 대를 운영 중이다. 민간 서비스들은 모두 도크리스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민간 서비스는 공공 자전거에 비해 요금이 비싼 편이다. 서울시 따릉이의 하루 1시간 이용권은 1000원, 연간 이용권은 3만원이다. 반면 카카오T바이크는 보증금 1만원에, 15분당 기본요금 1500원에 이후 분당 100원꼴로 추가된다. 최초 1시간에 6000원. 따릉이의 6배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시가 효율성만 따질 수는 없다"며 "현재 3만여 대 수준인 따릉이를 내년까지 4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공유전기자전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공유전기자전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러나 교통 전문가들은 공유자전거의 ‘민영화’ 기류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리운전-택시-킥보드-자전거 등 일상 이동수단을 하나로 연결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시장에선 '자전거 이동 데이터'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지하철이나 버스 하차후 최종 목적지까지 가는 '라스트마일' 데이터를 확보하면 사용자의 이동 경로 전체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4차산업혁명교통연구본부장은 “공유자전거 사업은 매년 수십억 원씩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정 능력이 떨어지는 지자체가 지속하기 어렵다”며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잘 기획하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자전거 일레클의 이승건 이사는 “구독형 서비스로 이용자 부담을 줄여 대도시 공공자전거를 민간이 흡수한다면 모빌리티 시장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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