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원투펀치'의 동반 사퇴···與서도 "거취결정 너무 늦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30 18:31

업데이트 2020.12.30 21:43

결국 청와대 ‘원투 펀치’가 동반 사퇴했다. 부동산값 폭등과 코로나 백신 지연 도입 논란, ‘추미애ㆍ윤석열 갈등’ 등의 난맥상을 돌파하기 위한 결론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겹쳐있는 난맥상을 돌파하기 위한 결론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겹쳐있는 난맥상을 돌파하기 위한 결론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0일 브리핑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부담을 덜어드리고 국정 일신의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께서 백지 위에서 국정 운영을 구상할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숙고하겠다”며 사표를 즉각 수리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표 수리를 포함해 후임 문제는 (신년)연휴를 지내면서 숙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지만 정치권은 '다른 선택지가 없는 정해진 수순'이라고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기류다.

문 대통령이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실제로 사표를 반려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뜻이다. 여권 내부에선 오히려 “거취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노 실장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월 다주택 논란을 자초하며 5명 수석과 함께 집단 사표를 냈을 때 논란의 당사자인 본인이 살아남은 것이 문제"라고 했다.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노 실장이 이끄는 청와대가 이후 4개월간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불만이다.

3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신임 국무조정실장 및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왼쪽)이 함께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신임 국무조정실장 및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왼쪽)이 함께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 실장은 특히 최근엔 코로나 백신·치료제와 관련해 동향(충북)ㆍ동갑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의 친분이 부각되며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김상조 정책실장을 사퇴로 몬 이슈 역시 부동산과 백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김상조 정책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김상조 정책실장. 연합뉴스

익명을 원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대책 발표 때마다 ‘곧 집값이 잡힌다’는 잘못된 전망을 문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입력한 장본인으로 김 실장을 꼽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또 김 실장이 구성을 주도했던 백신 태스크포스에 대해선 "청와대가 초기에 손을 떼면서 타 부처의 실무 공무원들만 남게되면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8월 임명돼 재임 기간이 4개월에 불과한 김종호 민정수석도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 총장 징계와 관련한)여러 절차라든지,또 징계와 관련된 문제라든지에서 법무부가 진행하는 과정들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주무 수석으로 책임을 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윤석열 찍어내기’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안을 재가하며 “징계를 둘러싼 혼란을 일단락 짓고 법무부와 검찰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다. 검찰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종호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종호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지만 지난 24일 행정법원은 문 대통령이 재가한 징계안을 무효화했고, 결국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까지 해야 했다. 청와대내에서 문 대통령을 법적으로 보좌하는 주무 수석이 자리를 지키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후임 인선은 이르면 다음달 초로 예상된다. 차기 비서실장으로는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꾸준히 거론된다.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 역시 검토 대상이다. 김 실장의 후임으로는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거론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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