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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변이 바이러스 초긴장···영국 간 적 없는 20대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이 감염자는 다른 지역 감염자와 다르게 영국을 다녀온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지역감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하자 미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장.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마련된 코로나19 검사장. [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당국은 성명을 통해 “20대 남성이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영국을 다녀온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밀접 접촉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주 보건당국은 추적 시스템을 통해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남성이 격리된 콜로라도주 덴버의 엘버트 카운티에서는 두 번째 변이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남성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 모두 카운티 내 한 마을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져 지역 사회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 갔다온 적 없는데…지역사회 퍼졌나

영국 여행 이력이 없는 사람에게서 영국발 변이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미 보건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미국은 지난 28일부터 영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출발 전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 음성판정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방역 조치 하루 만에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이다.

지난 24일 미국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절차를 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4일 미국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절차를 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보건당국은 감염경로에 주목하고 있다.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WP에 “영국 외 국가에서 나온 확진자 대부분이 영국발 입국자였다는 것과 대조되는 사례”라며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 질병 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성명에서 “며칠 내 추가 감염 사례가 예상된다”면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의료 수요를 더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를 연구하는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 트레버 베드퍼드는 AP통신에 “11월 또는 12월에 영국에서 돌아온 여행자들로부터 변이 바이러스가 퍼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선제적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입국 전 코로나 음성판정 확인서 제출 대상을 영국 외 국가로도 전면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3월까지 확산세 계속될 것” 

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 출현에 비관론도 퍼지고 있다. 겨울에 이어 내년 봄 또다시 확진자가 폭증하는 ‘스프링 웨이브’ 우려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통제 불능에 접어들었다”면서 “내년 1월에는 12월보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계획했던 연내 2000만 명 백신 접종 계획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인수위원회 본부에서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인수위원회 본부에서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배포가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속도라면 접종에 몇달,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취임 후 접종 속도를 하루 100만명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백신에 필요한 원료 생산을 가속화하고, 접종 희망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무료로 백신을 배포하겠다고 했다. 또 취임 후 100일간 마스크 착용을 호소하고 코로나19 검사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 때까지 40만 명의 미국인이 사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현실이 될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마스크 착용을 지지하고, 백신을 접종하라”고 촉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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