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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등 숨은 감염자 통해 확산”…멈추지 않는 부산 코로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부산시청 등대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22일 부산시청 등대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날마다 수십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감염원인을 알 수 없는 ‘숨은 감염자’를 통한 요양병원·노인시설에서의 집단감염과 가족·지인간 접촉감염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부산에서 30일 확진자 53명 추가 발생 #해뜨락요양병원 4명 추가돼 9명으로 #“감염원 불분명 사례 21.9%로 위험”

 부산시 보건당국은 전날 의심환자 3677명을 검사한 결과 53명(1779~1831번)이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0월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이날 4명이 추가 확진돼 이달 들어 누적 확진자가 9명(환자 6명, 종사자 2명, 접촉자 1명)으로 늘었다.

 해뜨락요양병원은 지난 10월 13일부터 집단감염(86명)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지난 11월 3일 동일집단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달 들어 발생한 환자는 지난 10월의 연장이 아닌 새로운 감염의 시작이라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지난 28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백사장 입구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31일 정오부터 내년 1월 1일 오전 9시까지 해수욕장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28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백사장 입구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31일 정오부터 내년 1월 1일 오전 9시까지 해수욕장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송봉근 기자

 보건당국은 “해뜨락요양병원의 새 확진자는 모두 3층 병동의 환자와 종사자”라며 “1·2층과 3층을 분리해 부분 격리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누가 최초 감염원인지 아직 확인된 바 없고, 방역수칙은 잘 지켰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인복지시설인 북구 가족사랑 주간 보호센터에서도 이날 이용자 등 7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9명으로 늘었다. 직원 16명이 근무하는 이 센터 이용자는 26명으로 파악됐다. 역시 노인복지시설인 영도구 파랑새 노인건강센터에서도 이날까지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29일 확진된 1767번의 배우자인 1818번 등 일가족 8명이 이날 확진됐다. 1767번과 1818번이 가까이에 거주하는 자녀와 손자·손녀와 접촉하면서 가족 내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가족·지인간 접촉에 의한 감염이 다수 발생했다.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놀이마루 운동장에 마련된 부산진구 임시선별검사소. 송봉근 기자

지난 21일 부산 부산진구 놀이마루 운동장에 마련된 부산진구 임시선별검사소. 송봉근 기자

 부산에서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발생 환자는 하루 31.3명꼴인 219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요양병원에서 환자 발생이 많아 사망자도 9명이나 됐다. 219명의 연령대는 10대 이하가 11명(5.5%)인데 반해 60~70대는 78명(25.6%)이고, 80대 이상도 19명(8.7%)이었다. 이 기간 감염원 불분명 사례가 증가해 48명(21.9%)이나 됐다. 다행히 일주일간 감염 재생산 지수는 1보다 약간 떨어진 0.8이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감염원 불분명 사례인 숨은 감염자에 의한 요양병원·노인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며 “보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선 29일 현재 444명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전담병원의 입원 병상 339개 가운데 263개를 사용 중이다. 중환자 병상은 34개 중 16개를 사용 중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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