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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에 英 확진자 하루 5만명…"집 밖 출입 금지하는 5단계 봉쇄 검토"

중앙일보

입력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영국에서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에만 5만3135명의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신규 확진자가 4만명을 넘긴 지 불과 하루만이다.

코로나 4단계 제한조치가 내려져 있는 영국 런던에서 29일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영국에서 이보다 강화된 5단계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5단계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고 모두가 자택에서 대기해야 한다. [AFP=연합뉴스]

코로나 4단계 제한조치가 내려져 있는 영국 런던에서 29일 한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영국에서 이보다 강화된 5단계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5단계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고 모두가 자택에서 대기해야 한다. [AFP=연합뉴스]

환자 급증에 병상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30일 가디언에 따르면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가 된 수도 런던에선 병실이 모자라 일부 환자들이 병원 밖 구급차에서 치료받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영국의 상황이 ‘재앙’으로 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봉쇄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런던을 포함해 잉글랜드 전체 인구의 43%인 2400만명이 가장 엄격한 봉쇄 단계인 4단계를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영국 런던에 마련된 코로나 검사소 [EPA=연합뉴스]

지난 25일 영국 런던에 마련된 코로나 검사소 [EPA=연합뉴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도 모든 사람이 자택에만 머물러야 하는 '5단계' 신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는 약 238만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7만명을 넘겨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사진.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사진.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제공, 연합뉴스]

영국서 감염 증가 속도가 빨라진 것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더 큰 변이 바이러스 출현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보다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명률을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공중보건국 연구진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17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1769명과 '야생형' 바이러스(기존 코로나 19)에 감염된 대조군 1769명을 연령대·성별·거주지역·검사 시간에 따라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입원율이나 사망률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러나 전파력은 변이 바이러스가 압도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밍엄 대학과 영국 공중보건국이 수행한 별도의 연구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바이러스 수치(VL)는 35%로,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10%)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VL가 높으면 다른 사람을 쉽게 전염시킬 수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입원·사망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병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1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터미널 3의 폐쇄를 알리는 알림판이 부착되어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여파에 세계 50개국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했다. [AFP=연합뉴스]

21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터미널 3의 폐쇄를 알리는 알림판이 부착되어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여파에 세계 50개국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했다. [AFP=연합뉴스]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9월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뒤 11월부터 런던과 잉글랜드 동남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졌다.

현재까지 전파가 확인된 나라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덴마크·스위스·스페인 등 유럽 국가와 이스라엘·요르단 등 중동 국가, 한국·일본·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국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국가로 20여 개국이다.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50개국을 넘어섰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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